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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5.09.30

정겨운 묘동마을 초가을 풍경

묘동카페지기 박나연 씨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5.09.30 13:53 조회 86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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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함께, 밥+수다+놀이하는 문화공간 묘동카페지기 박나연 씨 오전 내내 내리던 비가 잠잠해진 오후 2시, 조용했던 마을회관에 하나둘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자리를 마련한 이는 묘동카페지기 박나연(58) 씨였다.

활동 내용 설명 중인 박나연 씨
활동 내용 설명 중인 박나연 씨

나연 씨는 아침부터 주민들에게 전화를 돌리거나 직접 찾아가 “오늘은 무슨 활동을 해요, 같이 오세요.”라며 권유한다. 혼자 집에서 봉숭아 물을 들여보니 색이 곱게 나와, 주민들과도 함께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직접 따온 진분홍빛 봉숭아 꽃잎과 백분, 그리고 함께 나눌 시원한 오미자차와 노란 참외까지 손수 준비해왔다. 마을회관 한쪽에는 출석부도 놓였다. 이름하여 ‘묘동카페’. 나연 씨는 “거의 매일 회관에 모여 밥 먹고 수다 떨며 노는 모습이 마치 카페 같아서 붙인 이름이에요.

출석부를 모아 연말에는 작은 파티도 할 생각입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주민들은 둥글게 책상에 둘러앉아 봉숭아 꽃잎 반죽을 손톱 위에 얹었다.

박나연 씨가 직접 만든 묘동카페 출석부
박나연 씨가 직접 만든 묘동카페 출석부

손재주 좋은 나연 씨와 이웃 미숙 씨가 정성껏 도와주니, 기다리는 동안 “옛날에는 이렇게 봉숭아 물을 들였지”라든가 “누구 손톱이 제일 고운가” 하는 이야기꽃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어느새 회관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3년 전 전주에서 묘동마을로 귀촌한 나연 씨는 운장산자연휴양 림에서 숲해설가로 일한다.

그는 시니어 기관의 체험 강사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온 경험을 마을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어서 지난 6월부터 ‘묘동카페’ 모임을 열고 있다. 오르골 만들기와 보드게임 등 매번 다채로운 체험에 주민들의 만족도 도 높았다. 묘동카페 단골 허인자 어르신은 “우리가 언제 이런 걸 해보겠나.

집과 가까운 회관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으니까 좋다”고 말했다. 묘동카페를 위해 최근에는 나연 씨의 지인도 힘을 보탰다. 목공에 재능 있는 지인이 원목식탁을 만들어주기로 했고, 필요한 재료비는 나연 씨가 지원했다. 뜻밖의 훈훈한 소식에 모인 이들은 손뼉을 치며 고마움을 전했다.

봉숭아 만들기
봉숭아 만들기

“그때그때 주민들과 나누고 싶은 활동을 떠올려 준비해요. 마을 언니들이 저를 따뜻하게 품어주신 게 고마워서 작은 보답처럼 시작한 활동인데 오히려 제게 큰 활력이 되고 있어요.” 나연 씨는 그렇게 웃으며 활동의 의미를 풀어냈다.

묘동카페라는 이름처럼, 이제 마을회관은 누군가의 집이자 쉼터, 또 작은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민들은 매주 화요일, 나연 씨의 손길 덕분에 한결 따뜻해진 회관으로 모여들며 웃음을 이어가고 있다.

봉숭아물 들이기 (5)
봉숭아물 들이기 (5)

현장 사진

묘동카페지기 박나연 씨 사진 1 묘동카페지기 박나연 씨 사진 2 묘동카페지기 박나연 씨 사진 3 묘동카페지기 박나연 씨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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