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 송부월 부부 곱게 늙어 푸근한 집 마을 끄트머리에 자리한 푸른 지붕의 구옥 . 살구나무가 연분홍 꽃을 피운 이 집엔 박현수 · 송부월 부부와 막내아들이 산다 . 부부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을 낳아 기르는 동안 집도 이들의 웃음과 눈물을 지켜보며 곱게 늙었다 .
그래서인지 더없이 푸근하다 .“ 풍족하게는 못 키웠어도 ,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만큼은 가르쳤어 . 자식들도 다 컸으니 , 이제 더 바랄 것도 없어 .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거지 . 이 집처럼 .” 집의 이름이 된 고양이들 “ 아무래도 우리 집에서 밥 준다는 소문이 고양이들 사이로 퍼진 것 같아 .
길 위의 삶이 얼마나 고단할지 알기에 모른척 할 수 없어 챙기다 보니 이제는 대식구가 됐지 .” 상처 입은 길고양이를 발견하고 데려와 보살피기 시작했던 것이 지금은 셀 수 없이 늘었다 . 마을사람들은 이집을 고양이네 , 고양이 많은 집이라고 부른다 .
\ 장작을 이렇게 쌓아둬야 마음이 부자같아 현수 어르신은 틈 날 때마다 나무를 구해다가 장작을 패는 습관이 있다 . “ 옛날 사람들은 이 렇게 쌓아둬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어 . 우리 아저씨는 장작이 조금이라도 비어있으면 불 안하대 .
그래서 이렇게 부지런히 쌓아놔 .” 장작을 때는 별채 아궁이 본채는 가스보일러를 쓰지만 , 아들이 사용하는 별채는 여전히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 한 번 불을 때면 밤새 뜨끈한 구들 덕에 한겨울에도 땀이 난다 . 고양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보금자리 이기도 하다 .
언제든 꽃을 봐야 살겠더라고 “ 겨울에는 영 삭막하고 허전해서 하다못해 시크라멘이라도 피어야 해 . 속도 없이 언제든 꽃을 봐야 살겠더라고 .” 서른살 살구나무는 올해도 꽃을 피우고 마당 한 편에 자리한 살구나무는 아들과 딸이 비봉초등학교에서 묘목을 캐 옮겨 심은 것이다 .
어린나무는 아이들과 함께 자라 어느덧 서른살 , 지붕을 훌쩍 넘게 자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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