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목은 바닥이 평탄하고 계곡 정비가 잘된 곳 중 하나로 많은 피서객이 몰리는 지점이다. “ 옛날엔 가재잡고 몰래 목간하던 놀이터 ” 어르신들 아직도 계곡을 목간이라 불러 지금은 피서객 몰리는 여름명소로 인기 7 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찾은 동상면 운장계곡에는 피서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
동상면 동상초등학교 앞 신월교를 기점으로 약 7km 가량 이어지는 이 계곡 인근에는 수십 개의 민박집과 산장이 있었고 , 전국에서 온 피서객들은 즐거운 여름 나기 중이었다 . 계곡 아래서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 ,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 등 .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여름의 풍경이 펼쳐졌다 .
“ 물놀이는 무슨 ,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던 마을이여 .” “ 그땐 길이 있었간 ? 산에서 산으로 다니고 , 또 계곡에서 계곡으로 다녔지 .” 13 가구 가량 살고 있다는 작은 마을인 용연마을 초입 , 작은 보행기를 끌고 나온 이보금 할머니 (70) 를 만났다 .
19 살에 이 곳 용연마을로 시집을 왔다는 이 할머니는 시집오던 날을 회상했다 . “ 시집을 오는데 시방 앞이 산으로 첩첩 , 뒤가 첩첩이었당게 . 계곡이고 뭐고 그땐 산밖에 안 보였어 .
나를 죽이려고 데려가나 싶었어 .” 그 시절 할머니에게 , 마을 사람들에게 계곡은 저녁에 씻는 ‘ 목간 ’ 이었다 . “ 뭔 놈의 물놀이여 . 그땐 피서가 뭔지도 몰랐어 . 옛날엔 수돗물이 안 나왔잖어 . 그땐 저 계곡이 우리 ‘ 목간 ’ 이었어 . 저녁에 도랑가에 가서 얼른 씻는 거지 .
지금이야 상상도 못하지만 .” 운장계곡 명지목에서 만난 마을 어르신들. 손주의 방문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여름나기 바닥이 평탄하고 물이 시원해 유독 많은 피서객들이 몰리는 명지목 . 차양막 아래에서 얼굴을 물에 넣고 신이 난 개구쟁이 아이들은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본다 .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려 왔다는 선수연 (21· 전주 ) 씨는 “ 전주에서 멀지도 않고 물도 깨끗하다고 해서 친구들과 왔다 . 물에 들어오니 더운지도 모르겠다 ” 며 웃었다 . 길을 묻는 외지인에게 교통 안내원을 자청하며 가든 건너편의 평상에 앉아있던 전옥자 할머니 (76).
“ 여름에는 여 앞에 목간이 있어서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많이 온당게 .” 야외수영장을 ‘ 목간 ’ 이라 부르는 할머니 . 이들은 길 건너편 야외 수영장을 바라보며 ‘ 사람이 많으니 좋다 ’ 며 여름의 소란함을 즐기고 있었다 . “ 여가 기온이 낮어 .
한참 더울 때는 30 도를 넘기도 하지만 그래도 밤에는 서늘해서 얇은 이불 하나는 덮고 자야혀 .” 전 할머니 기억 속 운장계곡은 지금처럼 사람 많은 곳이 아니었다 . 집 앞 계곡에는 해가 진 후 가족이나 마을 사람들과 함께 가재나 장어 등을 잡으러 가는 장소였다 . “ 내 피서법 ?
다 늙어서 뭐 피서를 가나 . 여름이니께 곧 자식이랑 손자랑 여기로 물놀이 하러 오겠구만 .” 손자의 방문을 기다리는 것 . 그것이 전 할머니의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었다 . 운장계곡에 나타난 아이스크림 아저씨.
누군가에게는 바쁜 계절 , 여름 구수마을을 지나 동상면의 마지막인 검태마을로 향하는 길목 , ‘ 아이스크림 ’ 이라 크게 적힌 노란 통을 메고 땀을 흘리는 한 젊은이를 만났다 . 서울에서 이 곳 동상면에 온지 보름가량 됐다는 그 . 뜨거운 태양을 등에 지고 계곡을 따라 돌아다니는 게 요즘 일상이다 .
그는 “ 친구를 따라 아이스크림 장사를 해보려고 처음으로 내려왔다 .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장사가 잘 된 편은 아니 ” 라며 “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이 계곡선을 따라 다니면 200~300 개 정도 되는 아이스크림을 다 팔곤 한다 ” 고 말했다 .
그 뒤편에서 바삐 예초기로 풀을 베고 있는 김수연 (69) 씨 . 송어 양식장을 하다 현재는 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 구름에 가린 운장산이 바로 앞에 보인다 . “ 여기가 산이 높아서 시내하고는 5 도 정도 차이가 날거예요 .
여름에는 시원하고 , 겨울에는 추운 지역이죠 .” 예전에는 비포장 도로였기 때문에 전주에서 이곳까지 오려면 울퉁불퉁한 험한 길을 시속 20~30km 로 달려 1 시간 40 분가량 들어와야 했다 . “ 동상면 4 개리 중 이 곳이 물이 제일 많아요 .
여름 내 가뭄이 져서 물이 부족했는데 그래도 7 월 들어 장마가 와 조금 나아졌어요 .” 다들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떠나는 시기 , 김 씨는 손님맞이 준비로 정신없이 바쁘다 . 김 씨는 “ 여름이 되면 이 마을에는 할 일이 많아요 . 오늘도 내내 풀을 깎을 예정 ” 이라며 바쁜 손을 움직였다 .
그 언젠가는 ‘ 목간 ’ 이 되어왔고 , 장어와 자라를 잡는 ‘ 놀이터 ’ 가 되었고 , 이제는 ‘ 풀장 ’ 이 되어주는 고마운 운장계곡 .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바쁜 계절이기도 하고 ,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신이 나는 이 계절 , 동상면 운장계곡의 여름도 어느덧 지나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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