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매일매일 쑥쑥! 찬 바람이 여전한 가운데 때때로 새봄의 기운이 꿈틀대는 2월, 완주의 청소년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특별한 겨울방학의 한 페이지를 채워가고 있다.
은빛 얼음판 위를 가르며 우정을 쌓고, 스스로의 공간을 닦으며 내일의 성장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시간은 추위마저 잊게 할 만큼 뜨겁다. 산골 마을부터 읍내 아지트까지, 완주라는 커다란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놀며 한 뼘 더 자라난 아이들의 생생한 겨울방학 중 하루를 들여다 보았다.
■ 쌩쌩 얼음썰매 타는 날 손발을 꽁꽁 얼릴 정도로 공기가 차가웠지만 동상면 밤티마을 얼음썰매장에는 즐거운 소란이 일었다 . 지난 1 월 23 일 오후 , 동상초등학교 학생들과 인근 열린마을 농촌유학센터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은빛 얼음 위를 마음껏 누볐다 .
이날 처음으로 얼음썰매를 접한 동상초등학교 6 학년 백은서 어린이는 썰매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 눈을 반짝이며 얼음을 찍어 나가는 손길은 서툴렀지만 거침이 없었다 .
은서는 “ 처음에는 얼음 위라 미끄러워서 살짝 무서웠는데 , 계속 타다 보니까 순식간에 앞으로 움직이는 게 정말 재미있다 ” 며 웃었다 .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를 훔치며 자기 썰매를 타기에도 바쁠 텐데 , 은서는 어느새 어린 동생들의 썰매 끈을 붙잡고 힘차게 끌어주기도 했다 .
“ 제가 끌어줄 때 동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더 좋아요 . 다음 겨울에도 다시 타러 오고 싶어요 !” 이렇게 서로의 썰매를 사이좋게 이끌어주다가도 , 누가 가장 빨리 가는지 시합할 때에는 모두 진지하게 경주에 임했다 .
차가운 얼음판 위에 피어난 아이들의 웃음과 열정은 산골 마을의 추위를 녹이기에 충분했다 . ■ 청개구리들의 활기찬 아지트 단장 산골의 얼음판이 아이들의 놀이터였다면 , 2 월 7 일 삼례 완주군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공간을 일궈내는 자치의 현장이었다 .
청소년운영위원회 ‘ 청개구리 ’ 위원들이 서서히 다가오는 새봄을 앞두고 자신들의 아지트를 직접 청소하기 위해 뭉쳤다 . 창가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 아래 , 학생들은 익숙한 손길로 가구를 옮기고 구석구석을 닦아내며 공간에 숨을 불어넣었다 .
열심히 청소하다가 지치면 간식을 나눠 먹기도 하고 , 게시판 속 지난 활동 사진을 보며 깔깔 웃기도 했다 . 서로의 추억을 공유하며 ‘ 청소년이 주인인 공간 ’ 을 직접 가꾸는 모습에서 싱그러운 에너지가 전해졌다 .
■ 모두의 놀이터엔 경찰놀이+소꿉놀이가 한창 동상과 삼례를 지나 발길이 닿은 곳은 고산의 ‘ 모두의 놀이터 ’ 다 . 이곳에선 삼우초 2 학년 최단비 , 김우주 , 이시안 어린이가 손님 맞이 소꿈놀이에 한창이었다 .
우주가 고깔콘을 뒤집어 물을 길어오면 , 단비와 시안이가 흙에 부어 정성껏 반죽해 컵에 담아냈다 . 조심스레 컵을 뒤집어 뺀 뒤 알록달록한 돌과 말린 나뭇잎으로 장식하니 근사한 흙 초코케이크와 푸딩이 완성되었다 . 아이들의 고사리손 끝에서 빚어진 달콤한 상상력이다 .
우주가 정성 가득한 케이크와 컵을 함께 건네며 “ 코코아는 서비스예요 !” 라고 장난스럽게 외쳤다 . 점심을 먹은 뒤 아이들은 운동장으로 나와 마음껏 뛰어놀았다 . 한새론 , 김우주 , 홍지담을 포함한 총 14 명의 아이들은 따사로운 햇살 아래 운동장을 가르며 경찰과 도둑 놀이에 흠뻑 빠졌다 .
친구를 잡으려 달려가고 , 숨을 곳을 찾아 재빨리 몸을 숨기며 뛰는 모습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 경찰 역할의 지담이 잠시 멈춰 새론을 기다려주자 , 도둑 역할을 하던 새론은 숨죽이며 웃음을 참았다 .
“ 잡히면 안 돼 !” 라고 속삭이듯 외치며 숨는 새론 뒤를 지담이 “ 거기서 안 돼 !” 라며 달려가 따라붙었다 . 뛰고 , 숨고 , 또 달리는 반복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움직임을 살피고 협동하며 전략을 배우고 있었다 .
소꿉놀이와 운동장 놀이가 어우러진 고산의 겨울날 , 아이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놀이터를 가득 메우며 따뜻한 추억을 쌓아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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