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두유를 챙겨주시네 2013 년 3 월 운주 먹방마을에는 세 할머니가 살았다 . 오직 세 할머니만 살았다 . 문안녀 , 김삼순 , 신금순 . 서로의 고쟁이 색깔도 안다는 할머니들이었다 . 지금은 신금순 (85, 세례명 마리아 ) 할머니 혼자 마을을 지키고 있다 .
문안녀 할머니는 몸이 아파 다른 곳에 계시고 김삼순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 낮에 와서 식사며 빨래 등을 챙기는 요양보호사가 유일한 말벗이다 . “ 아이고 나 이제 정신이 없어 . 고마워요 . 이리 누추한 곳에 . 건강하들 않아 . 정신이 없어 이제 .
뽈뽈거리고 잘 돌아다녔는데 .” 할머니의 유쾌함은 여전했지만 거동은 어려웠다 . 좀 더 건강했을 무렵 할머니는 백석 공소에 나가 미사를 드렸지만 지금은 집에서 텔레비전 틀어놓고 평일미사를 드린다 . 방 한쪽에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사 놓고 간 두유상자가 보였다 . “ 이것이나 하나 드셔 . 맛있어 .
내가 이거 좋아하거든 .” 금방 밥 먹어 배부르다는 우리들에게 기어이 팩 두유 하나씩 들려 보내신다 . 그리고는 고맙다는 말씀을 몇 번이고 하신다 . 빈손으로 와서 두유까지 챙겨가는 객들이 무엇이 그리 고마울까 . “ 먹방 사람들은 법 없어도 살게 생겼다 ” 는 7 년 전 말씀이 생각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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