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에 나선 박정진 씨 뭔가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박정진 (61) 씨를 만난 날 , 창문 밖으로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 본격적인 장마 시작이다 . 이날 정진 씨는 집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막 완주로 돌아온 참이었다 . “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고양 집에 올라갔다 온다 .
완주에는 혼자 있고 고양에 남편과 자녀 둘이 같이 있다 .” 도시에서 50 년 이상 살아온 도시 사람인 정진 씨가 완주에 내려온 지 4 개월가량 됐다 . 완주 체류형 귀농인의집 5 기로 입소한 게 3 월이니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 기간 동안 완주를 천천히 탐색해 나가고 있다 .
“ 제 고향이 지리산 자락이다 . 어릴 때 기억이 있어서인지 나이가 들면서 산에 기대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10 여 년 전부터 시골에서 살 생각을 하고 있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귀농귀촌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 .” 주로 전남 쪽으로 정보를 알아봤는데 땅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그러던 중 완주군 체류형 귀농인의집 모집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되면서 완주와 인연을 맺게 됐다 .
“ 시아버지 묘가 봉동에 있고 큰 형님 고향도 봉동이다 . 완주군 모집 소식을 접했는데 마침 제가 아는 곳이었다 . 한번 탐색해보자는 생각이었다 .” 상담사로 10 년 넘게 일을 해오던 정진 씨는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과감하게 완주행을 결정했다 .
함께 귀농귀촌을 고민했던 남편은 아직 직장을 다니고 있어 그가 먼저 와서 탐색하기로 한 것이다 . “ 자녀들이 원한다면 바쁜 도시의 삶이 아닌 시골에서의 삶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여러 가지 선택지를 통해서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
부모인 우리가 이곳에서 자녀들의 비빌언덕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 완주에 와서 정진 씨는 농촌에서 사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체험을 하고 있다 . 귀농인의집 프로그램은 물론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등 다양한 지역의 공동체를 찾아가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체험을 하는 것이다 .
전환기술에서 나무나 돌을 가르거나 단단히 결합할 때 사용하는 ‘ 쐐기 ’ 를 만든 기억은 꽤나 강렬하다 . “ 철근을 불에 달궈 두드려 도끼에 박았다 .
‘ 쐐기를 박다 ’ 라는 말이 ‘ 분명히 하다 ’ 라는 뜻 이상의 말이라는 걸 알게 됐다 .( 웃음 )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하나 완성한 기분이었다 .” 농작물 수확의 기쁨도 알게 됐다 . 농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힘들여 키운 농작물을 ‘ 자식 같다고 ’ 말하는 심정도 헤아리게 됐다 .
애호박 , 상추 , 가지 , 고추 , 옥수수 , 방울토마토 , 쑥갓 , 케일 , 바질 등 욕심내서 종류도 여러 가지를 심어봤다 . “ 제가 수확한 농작물들을 가족 , 친척 , 이웃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 굉장히 뿌듯했다 .
확실히 흙과 가까이 사니 도시 생활에 비해 건강한 식탁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 육식보다는 채식을 많이 하고 샐러드도 즐겨 하다 보니 살도 조금 빠졌다 .” 해지는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보고 이름 모를 새소리를 듣고 이웃과 먹거리를 나누는 소소한 기쁨이 있는 생활 .
하지만 완주로의 정착 , 시골에서의 미래에 대해서 속단하기는 이르다 . 그래서 정진 씨는 더 많은 걸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 도전 , 이 단어가 지금 그의 삶의 방향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 “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정착을 위해 집을 구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
이곳에서 제가 조금 더 힘이 된다면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회복하고 힘을 낼 수 있는 치유팜을 운영해보고 싶다 . 이곳에 오니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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