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고 거두길 수십 년 , 노부부의 봄은 해마다 단단해져 노인회장 이용옥 - 구정자 부부 아직도 8000 평 농사 “ 그래도 몸 성하니 이리하지 ” 땅 아래 봄의 태동이 시작되면 , 마을의 농부들은 바빠진다 . 풀을 매고 , 퇴비를 내며 , 한해 농사지을 준비를 한다 .
산정마을에서 가장 많은 양의 농사를 짓는 이용옥 (81· 노인회장 ), 구정자 (75) 부부도 서서히 나이든 몸에 힘찬 시동을 건다 . “ 우리는 마을 전체 8,000 평정도 농사를 지어 . 고추도 심고 , 콩이나 팥도 좀 심고 .
이제는 힘없어서 특수작물 같은 건 못혀 .” 그토록 넓은 땅에 , 노부부는 수십 년간 씨를 뿌리고 거둬왔다 . 부부가 맞이하는 봄은 매해 새롭고 , 단단했다 . 4 남매를 둔 부모였기에 가능했다 . “ 옛날 생각하면 참 곤란했어 . 나는 시집오던 날 시내버스 타고 저 밑에서 내렸어 .
한복 들쳐 메고 집까지 올라왔지 . 그땐 우리도 젊었는데 이제 이런 늙은이가 됐네 .” (위) 이용옥-구정자씨 부부가 오전 내 일을 하시다 바닥에 앉아 쉬고 계신다. (아래) 정자 할머니가 퇴비를 뿌리고 계신다.
스무 살이었던 정자 할머니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고향 장수군 산서면을 떠나 낯선 마을로 시집왔다 . 할머니는 10 월의 찬바람을 가르고 가파른 언덕을 올랐다 . 당시 용옥 할아버지는 막 군대를 마친 까까머리 총각이었다 . 결혼 후 부부는 시부모님께 본격적으로 농사를 배워나갔다 .
“ 나는 어려서부터 부모님 어깨 너머로 농사를 배웠어 . 이 고추해서 자식들 다 키웠지 . 나는 평생 농사를 지었어도 제일 어려운 게 농사야 . 땅에다 심으면 저절로 커지는 줄 아는데 절대 아니여 .” 노부부 둘이 짓기에는 벅찬 양의 농사 .
‘ 힘드시겠다 ’ 는 낯선 객의 걱정에 한참 구부리고 있던 허리를 그제야 펴신다 . “ 농사 쬐금 ( 조금 ) 지으면 그게 더 복잡혀 . 우리 늙은이 용돈도 있어야 되고 , 이렇게 농사라도 지어야 손주들 크는데 보탬도 되지 .” 뜨거운 봄볕 아래 , 정자 할머니는 팔을 걷어 부치신다 .
붉어진 팔을 바라보며 말을 내뱉으신다 . “ 오늘은 햇볕이 겁나게 ( 많이 ) 뜨겁네 . 일하느라 몸이 다 붉어졌어 .” 11 월 눈이 올 때까지 부부는 쉬지 않는다 . “ 예전에는 마을 사람이 많으니까 서로 품앗이를 주고 했었는데 이제는 전부 나이가 들어서 그것도 못혀 . 시골은 원래 이려 .
그래도 몸이나 성하니까 이렇게 하는 거지 . 딸내미 , 댕겨가요 .” 뒤돌아서는 낯선 객에게 스스럼없이 ‘ 딸내미 ’ 라 불러주는 노부부의 봄도 시작됐다 . 바지런한 부부를 굽어보는 태양 아래 , 그들의 삶은 오늘도 땅 위에 단단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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