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외출을 못해 마당의 잡초를 뽑고 꽃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는 손영만-박정남 부부의 뒤로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내가 장가를 잘 갔어~" 귓속말로 아내 자랑 할아버지대부터 살아온 집 가꿔와 지금 이대로 행복 마을을 거닐다 유독 마당에 흐드러진 꽃들에 눈이 갔다 .
손영만 (80)- 박정남 (74) 어르신 부부의 집이다 . 산을 가다가 길을 가다가 예쁜 꽃이 있으면 가져와 하나둘 심어놓은 것들이 어느새 정원을 이뤘다 . 아내 박정남 어르신의 솜씨다 . “ 난 꽃을 좋아해요 . 향기도 좋고 예쁘잖아요 .
여기 심어진 꽃들 이름을 다 알았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나네요 . 요즘은 코로나 땜에 어디 가지도 못하잖아요 . 잡초도 뽑고 꽃도 보고 그러면서 시간 보내는 거죠 .” 이 집은 손영만 어르신의 할아버지 대부터 살아온 집이다 . 원래는 이 너른 마당에서 온 가족이 모여 홀태로 알곡을 털었다 .
그런 곳이 이제는 부부의 정원이 됐다 . “ 할아버지가 우리 자식들을 키워주셨어요 . 떡애기 ( 어린아이 ) 인 애들을 키워 주신 거죠 . 혼자 공부하셔서 마을 사람들한테 침도 놔주고 약도 지어주고 그러셨어요 .
할아버지가 심었던 약초가 하나 있는데 그게 신기하게 일 년에 한 번씩 우리 마당에 피어요 .” 부부의 집은 참 깔끔하다 . 마당도 , 대문 앞도 쓰레기 하나 보이질 않는다 . 아내도 아내지만 , 남편 영만 어르신의 깔끔함 덕분이다 . “ 우리 아저씨는 어떻게 된 게 나이가 들수록 더 깔끔해져요 .
머리도 매일 감거든요 . 방 청소도 내가 안 해요 . 아저씨가 다 하지 .” 나이가 들수록 몸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건 영만 어르신의 지론이다 . “ 나이가 들면 한 번 누우면 쉽게 일어나지 못하거든요 .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돌아다니고 해야 해요 .
그래야 자식들이 걱정을 안 해요 .” 부부는 대화 도중에도 여러 번 투닥이셨는데 오히려 그 모습이 정겹고 재미있다 . “ 남자가 늙어서 밥 얻어먹으려면 아내한테 잘 해야 해요 . 내가 참아야해 . 우리 안 사람도 전에 해줬던 것을 요새는 잘 안 해주더라고 .( 웃음 ) 나도 잘 하려고 하지 .
안 그려 ?” 아내 자랑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영만 어르신이 웃으신다 . 쑥스러운 웃음이다 . 그러곤 아내 몰래 귓속말을 하신다 . 전부 아내 자랑이다 . “ 내가 장가를 잘 갔죠 . 우리 안사람이 참 잘해요 . 예전에 내가 다리 수술을 했어요 . 3 년을 거동을 제대로 못했죠 .
말이 3 년이지 얼마나 힘들어요 . 그걸 안 사람이 다 해줬어요 .” 착실한 부부 곁엔 착한 아이들이 있었다 . 넉넉지 않은 형편 때문에 자식들 교육에 많은 신경을 못 썼지만 하나같이 다 잘 커줬다 . 그래서 고맙다 .
“ 우리가 사는 게 바빠서 자식들한테 신경을 많이 못 썼는데 다들 착하게 잘 컸어요 . 부모 공경하지 다른 사람 존중할 줄 알지 가족 화목하지 . 우리 생일이나 어버이날 같은 날은 꼭 연락을 하거나 찾아와요 . 우리 사위들도 잘해요 .
막내 사위는 아버님이 막걸리 좋아한다고 냉장고에서 막걸리가 떨어지지 않게 항상 채워놔요 . 그게 말은 쉽게 들리죠 ? 쉬운 일이 아니에요 . 정말 잘해 .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긴 해요 . 막내딸이 대학갈 때 입학금을 해달랬거든요 . 근데 그걸 못해줬어요 .
아직도 그게 마음에 걸려요 .” 아내의 말을 듣던 영만 어르신이 한 마디 하신다 . “ 후회하면 뭐해 . 이제부터라도 잘 하면 되는 거야 .” 부부는 욕심이 없다 . 그 모습이 서로 많이 닮았다 . 그래서 부부인가 보다 . “ 우린 지금 이대로 행복해요 . 돈이나 땅은 없어요 .
그래도 쓸 돈은 있어요 . 산에 올라가서 고사리라도 캐잖아요 ? 누구는 팔라고 해요 . 근데 우린 그것도 팔질 못해요 . 그냥 좋은 사람들끼리 나눠먹으면 그 마음이 참 흐뭇하더라고요 . 자식들한테도 늘 말해요 . 너보다 더 없는 사람들을 챙기라고 . 사람은 그렇게 살아야 되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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