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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0.01.09

기동마을의 새해

대를 이은 토박이 이종근-충한 부자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0.01.09 14:29 조회 3,29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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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동마을 토박이 이종근-충한 부자가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있다. “ 재 넘어 가마타고 온 아내와 결혼했지 ” 싸락눈 내린 날 두런두런 추억 소환 아들은 미소 짓고 아버지는 그저 허허 싸락눈이 내리던 날 아침 , 마을에 돌계단이 있는 집 하나가 보였다 .

큰 바위로 담을 쌓고 ‘ 국가유공자의 집 ’ 문패가 걸려있다 . 이곳은 기동마을 이종근 (88) 어르신의 집이다 . 이날 대전에서 대둔산 관리사무소로 출근한 아들 이충한 (60) 씨가 집수리를 하고 있었다 . 거실에 모여 앉아 차 한 잔 기울였다 . 얼었던 몸이 녹으면서 편안한 대화가 이어졌다 .

IMG 2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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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 어르신은 마을에 노인회장이라는 직책이 생겨날 때부터 작년까지 맡아왔다 . 이곳에서 나고 자란 어르신은 이 자리에서 5 남매를 키워냈다 . 농사짓기도 어려운 척박한 땅에서 안 해본 일이 없다 . “ 일 많이 했지 . 참나무 숯 구운 거나 감 따가지고 금산 넘어가서 물건도 팔았어 .

금광 캐는 일도 해보고 시멘트 지게지고 정상에 올라가서 품삯도 받고 . 감나무 심어서 곶감도 만들어 먹으면서 살았어 .” 옛날에 고생했던 이야기를 꺼내다보니 자연스레 전쟁 때가 생각난 종근 어르신 . “ 낮에는 평화롭다가도 밤에는 싸웠어 .

그때 애들은 탄피 주워 다가 엿장수한테 엿도 바꿔먹었어 ” 라며 웃었다 . 기동마을은 특히 충남이랑 경계선이라 전투가 많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 부락에 있는 재실에서 바리게이트 쌓고 , 총 들고 싸웠던 이야기가 나왔다 .

- 웃는 모습도 서로 꼭 닮은 부자 충한씨도 오랜만에 가족들과 마주 앉아 옛 기억을 더듬어 본다 . 그는 “ 우리 할아버지가 마을 얘기를 많이 해줘서 옛 이야기에 대해 잘 안다 ” 고 말했다 . 이를테면 어린 시절 할아버지 무릎에 누워 들었던 이야기들 말이다 .

“ 할아버지 어릴 적엔 재 넘어가기 전에 주막거리도 있었어요 . 한양으로 과거시험 보러가는 길목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었다고 해요 . 그곳에 돌탑이 두 개 있었는데 지금도 하나 남았다네요 .” 따뜻한 장판에 눌러앉아 충한씨의 아내도 몰랐던 이야기가 이어졌다 .

이번에는 종근 어르신이 스물 둘 나이에 혼인을 올렸던 때로 돌아갔다 . 진산에서 시집 온 아내는 가마타고 , 봇짐 싸고 , 재 넘어 이곳으로 왔다 . 그땐 다 그랬듯 마당에서 온 마을 사람이 모여 잔치를 벌였다 . 아버지 결혼 이야기를 하며 충한씨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

종근 어르신도 멋쩍은 듯 허허 웃음 지었다 . 올겨울 좀처럼 안 내리던 눈이 오던 날 옹기종기 가족이 모여 앉으니 따뜻한 온기가 더해졌다 .

현장 사진

대를 이은 토박이 이종근-충한 부자 사진 1

첨부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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