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김용구 씨 잘 나가는 북경 헤어숍 접고 "인생 2막은 곤충 농부" 김용구 (46) 씨는 귀농인의집 입주자 중 가장 먼 곳에서 왔다 . 중국 북경에서 그야말로 물 건너 산 넘어 완주까지 온 것 . “16 년여간 중국 생활을 했어요 .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차였죠 .
여기저기 많이 알아봤어요 . 그 중에서 완주가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하더라구요 . 그러던 중 체류형 센터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으로 왔어요 .” 그의 전직은 헤어디자이너 . 미용 경력만 25 년 정도 , 그 중 절반 이상인 16 여년은 중국에서 쌓은 경력이다 .
“ 서울에서 미용을 하던 중 IMF 외환위기가 터졌죠 . 모든 빚을 청산하고 남은 돈이 30 만원 이었어요 . 그거 들고 무작정 북경으로 갔죠 .” 말도 안 통하는 중국 땅에서 용구씨는 아내와 함께 닥치는 대로 일했다 . 독학으로 중국어를 배워 ‘ 뼈 빠지게 ’ 일한지 5 년 .
어느새 그는 중국에서 ‘ 옌한 ’( 한국 미용실 ) 라는 이름을 내건 본인 숍을 운영하는 사장이 됐다 . “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잘 됐어요 . 직원도 30 여명은 됐던 거 같아요 .
개인 숍을 하다 프랜차이즈로 확장 했는데 관리가 좀 힘들었어요 .” 한국으로 , 그것도 농촌으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는 아내를 설득해야 했다 . “ 계속해서 아내에게 농촌 이야기를 했어요 . 일부러 농촌이 나오는 텔레비전을 틀어놓기도 했죠 . 아직 아내는 중국에 있어요 .
현재 하고 있는 숍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면 한국으로 들어와야죠 .” 용구씨는 한국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 그가 중국에 있으면서 귀농귀촌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을 오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 1 년간 한국을 오가며 쓴 비용만 670 만원 가량 . “ 한국에 아는 사람이 없어요 .
그러니까 비행기며 숙식 같은 걸 해결하려면 모두 다 비용이 들었죠 . 북경에서 한국 , 그것도 완주까지 오려면 정말 반나절은 걸려요 . 진짜 멀어요 .” 십수년간 중국에서 그가 힘들었던 건 향수병이었다 . 최근 완주에서 다시 시작한 한국 생활에서 그가 겪고 있는 것도 아이러니하게 향수병이다 .
“ 중국에 대한 향수병이 생기더라고요 . 가끔 밤에 밖에 나와서 중국 노래를 듣곤 하는데 그럼 그곳의 분위기 , 뭐 그런 게 떠오르더라구요 .” 그를 괴롭히는 또다른 원인은 복잡한 서류작업 . “ 한국에 오니 서류를 쓰고 제출하는 일이 많더라고요 . 저는 그런 걸 잘 몰라요 .
귀농인의집 사람들도 처음에는 이해 못했지만 이제는 먼저 물어봐주고 도와줘요 .” 완주에서 또다른 인생을 설계 중인 용구씨 . 그는 이곳에서 곤충산업을 하고 싶다 . “ 타지역 사례 등 많이 보고 공부하고 있어요 . 길게 보고 있죠 .
곤충을 먹기 편하게 가공해서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까지 나가보고 싶어요 .” 김용구씨가 공동텃밭에서 귀농인의집 식구들과 함께 고구마를 심고 있다. 귀농인의집 앞 그는 작은 텃밭에서 고추 , 상추 , 옥수수 등을 소박하게 가꿔나가고 있다 .
화려한 삶을 살았을 것처럼 보이는 그지만 결코 커다랗고 화려한 삶을 바라지 않는다 . “ 완주에 땅이 구해지면 그곳에 제가 머무를 공간을 작게 지을 생각이에요 . 화려할 필요 없잖아요 . 실속 있는 게 중요하죠 . 처음부터 시작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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