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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18.11.05

가을 한자락 가척마을

달려라 달려 성정순 이장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18.11.05 17:15 조회 3,7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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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한자락 가척마을 ] 달려라 달려 성정순 이장 열 아들보다 나은 , 마을 엄마들의 딸 1 년만하고 내려온 게 벌써 20 년 요즘엔 감말랭이로 마을미래 그려가 “ 우리 마을에는 27 가구가 살아요 . 특히 70, 80 대 혼자 사시는 어머니들이 많아요 . 가만있자 .. 한 집 , 두 집 ,..

열 , 열하나 . 11 가구가 혼자 계신 엄마들이에요 .” 여느 농촌마을보다 홀로 계신 엄마들이 많은 운주 가척마을 . 그런 엄마들을 살뜰히 챙기는 딸 같은 이장 , 성정순 (48). 여성 이장은 많지 않다 . 흔히 만나는 70 대의 이장들 .

성정순 이장
성정순 이장

60 대만 돼도 젊은 편이라는 농촌마을에서 성정순 이장의 나이는 48 세 . 정말 젊다 . “ 남자가 이장을 하면 농수로 사업 등 큰일을 잘해요 . 그런 점에서는 좋지만 저희 마을은 어머니들이 많거든요 . 어머니들을 위한 일들이 없어서 좀 속상했어요 .

제가 이장을 하게 되면서 어머니들이 놀면서도 무언가를 좀 해보면 어떨까 싶었죠 .” 그녀가 이장을 맡은 지는 3 년 됐다 . 운주 가척마을에서는 작년부터 성인문해학습 진달래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다 . 작년에는 11 명이 신청했다 .

김용관 할머니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일주일에 두 번인 한글 수업시간은 빼먹지 않고 참석했다 . “ 나는 초등학교 마당에도 못 가봤어 . 근데도 일하면서 꼬박꼬박 시간 내서 왔지 . 시 써서 두 차례나 군수님한테 상도 받았어 . 1 등상 .” 성정순 이장은 “ 어머니가 진짜 모범생이었어요 .

작년 겨울 3 개월간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이 같이 지냈는데 활동일지를 매일 써야 되거든요 . 아침 , 저녁으로는 뭘 먹었는지 점심에는 뭘 했는지 그런 일지요 . 초반에 제가 좀 쓴 거 빼고는 매일 직접 쓰셨어요 . 맞춤법 틀린 것 조금 빼고는 잘 하셨어요 ” 라며 할머니의 말을 거들었다 .

성정순 이장은 2 년째 ‘ 최금자 어머니 한글 배우게 하기 ’ 작전을 펼치고 있다 . “ 최금자 어머니를 2 년째 꼬시고 있어요 . 한글을 배우는 게 어떻겠냐고 . 요새 핸드폰사진 찍는데 맛이 들려서 가끔 이쁜 사진 찍어서 보여주시거든요 . 저는 말하죠 . 엄마 , 문자도 하면 얼마나 더 재밌다고 .

근데 글 몰라서 챙피하다고 안 나오시니까 . 처음에 얘기할 때는 절대 안한다고 하시더니 요즘은 꼬셔도 싫다는 말은 안하세요 ( 웃음 ) 조금만 더 얘기하면 하실 것 같아요 .” 가척마을 엄마들의 동반자 성정순 이장 . 마을과 마을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그녀 . 사실 그녀는 도시 여자다 .

“ 원래 서울서 살았어요 . 그러다 고향에 계신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남편이 며칠 휴가를 냈어요 . 근데 이틀 , 사흘이 지났는데도 출근을 안 하더라고요 . 알고 보니 그만둔 거예요 .

그 때 둘째 낳고 병원에서 산후조리 중이었는데 ( 웃음 ) 퇴원하고 얼떨결에 같이 고향으로 내려오게 된 거죠 .” 그녀는 호탕하게 웃으며 과거를 이야기했다 . “ 남편이 막내인데 효자예요 효자 . 1 년만 살다오자 했는데 그게 20 년이 됐네 .

벌써 ( 웃음 )” 도시여자가 시골로 내려와 하게 된 것은 농사다 . “ 시골로 와서 딸기도 하고 상추도 했는데 막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았어요 . 완주로컬푸드 생기면서 납품가능 한 품목으로 내보기도 했는데 또 여의치가 않더라고요 .

작년에는 깨 , 콩 이런 거 내고 올해는 양파 , 마늘 , 감자를 내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요 . 좀 새로운 농산물을 시도해보려고요 . 우리 둘 , 부부가 할 수 있는 정도만 .” 이장 말고도 그녀는 농어업회의소 농촌발전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 “ 제가 잘해서 직책을 맡고 그런 건 아니고요 .

함께하는 분들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배워서 이끌어가야 된다고 저를 밀어주셔서 된 거예요 . 잘 모르지만 월별 회의 참석하고 교육도 받고 하면서 공부해나가는 중이예요 .” 그녀가 앞으로 마을에서 만들어가고픈 미래도 엄마들이 빠질 수 없다 . “ 엄마들이 여기저기 아프셔서 움직이기 힘들고 .

또 자주 회관에 계시니까 앉아서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했어요 . 마을사람들과 고민 끝에 감말랭이 사업을 하면 어떻겠냐 싶었어요 . 엄마들도 앉아서 감 깎는 일은 할 수 있다고 하셔서 올해 그걸 시작했어요 .

마침 하 박사님이 감 500 그루를 마을에 기증해주기도 했고요 .” 꽃가꾸기 사업과 더불어 올해 함께 시작된 감말랭이 프로젝트 . 봄에 닥친 냉혹한 추위 때문에 올해 감이 거의 없다고 하나 그것은 포기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

“ 내년에는 잘 됐으면 좋겠는데 ~” 이장님의 꿈 , 더 나아가 마을 사람들의 꿈이 내년엔 주렁주렁 열렸으면 좋겠다 .

현장 사진

달려라 달려 성정순 이장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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