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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5.04.16

춘풍에 바람개비 날리는 다리골

교동마을 신명숙 노인회장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5.04.16 15:09 조회 1,9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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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 고운 한지 만들던 손으로 활력 넘치는 마을 일구었지 노인회장 신명숙(71) 씨 교동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보니 밭농사가 주로 이루어졌다 . 그중에서도 삼농사와 닥나무 농사가 대부분이었는데 , 마을 주변에서 생산되는 닥나무 품질이 아주 좋기로 유명했다 .

교동마을 비석 옆에 선 신명숙 씨 (2)
교동마을 비석 옆에 선 신명숙 씨 (2)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가 많은 이곳에서 한지 공장을 운영하는 주민도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신명숙 씨 부부였다 . 그는 “ 닥나무는 일정한 크기가 되면 계절에 상관없이 베어내서 삼천변에 있던 삼굿에서 쪄냈다 .

찐 닥나무에서 껍질을 벗기고 , 그걸 줄에 넣어서 말리는 풍경이 집마다 펼쳐졌다 ” 고 말했다 . 전주에서 태어난 명숙 씨는 결혼 후 남편의 고향인 구이면 교동마을로 귀촌했다 .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도 가내수공업 형식의 작은 한지 공장을 살뜰히도 운영했다 .

당시 주로 화선지와 색지를 제작했는데 이렇게 생산한 종이는 전주 지업사로 보내고 , 일부는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 그러나 1997 년 교통사고로 다친 후에는 이전처럼 일하는 것이 힘들어 공장을 접게 되었다 . “ 지난해 마을 사람들이랑 대승한지마을로 놀러 갔었어요 .

뜰채로 물에 불린 닥나무 껍질을 건져내 한지 만드는 체험을 했는데 , 20 년 넘게 안 했어도 몸에 익힌 기술은 그대로인지 나는 한 번에 해내더라고요 .

다들 그걸 보고 놀라서 칭찬하니까 기분도 좋고 재미있었어요 .” 한동안 집안 살림과 밭농사에 전념했던 시간이 지나 , 2015 년 명숙 씨는 교동마을의 이장이 되었다 . 마침 동성에서 교동을 거쳐 염암신기까지 이어지는 제방이 축조됐다 .

241016 마을자치 리빙랩 1 (왼쪽에서 세 번째 인물)
241016 마을자치 리빙랩 1 (왼쪽에서 세 번째 인물)

하천 정비와 제방 축조를 동시에 진행했는데 , 명숙 씨의 주도로 마을에서 하천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빨래터도 새로 만들었다 .

이를 시작으로 2024 년까지 이장을 세 번 연임하고 , 현재 노인회장직을 맡아 마을회관 태양광 발전장치 설치 , 마을 경관 조성 , 완주마을통합마케팅지원단의 마을자치 리빙랩 등 다양한 마을사업을 활발히 이끌었다 . 또 사비를 조금씩 모아 마을 입구에 표지석을 세웠다 .

“ 다른 마을 가면 무슨 마을이라고 다 이름 적힌 표지석이 있는데 , 우리 마을만 없는 게 늘 마음에 걸렸어요 . 그래서 조금씩 돈을 모아서 3~4 년 전에 세웠죠 . 표지석 만들어준 업체에서 뒷면에 내 이름을 새기라고 권했는데도 그냥 웃어넘겼어요 . 굳이 그렇게 생색낼 필요가 있겠어요 ?

각시가 세운 거라고 투병하던 신랑이 집에서 마을 입구까지 걸어가 만져보면서 좋아하더라고요 . 그 모습 봤으면 충분하죠 .” 현재 딸과 대학생 손녀까지 3 대가 함께 사는 명숙 씨의 바람은 지금처럼 바쁘고 유쾌하게 사는 것이다 .

현장 사진

교동마을 신명숙 노인회장 사진 1 교동마을 신명숙 노인회장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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