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감회랄 게 있나. 손님들이 잘먹었다 할 때 뿌듯해" 고산 중화요리집 일월성 정인철-고명순 부부 시골에서 만나는 오래된 풍경 중 하나가 중화요리집이다 . 시골에서 나고 자란 이들에게 장날 엄마 손에 이끌러 맛본 짜장면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맛이다 .
고산우체국 골목에 세월의 더께가 두텁게 내려앉은 중화요리집 일월성 ( 日月星 ) 이 있다 . 주인은 고산에서 나고 자란 정인철 (66) 씨와 서울 토박이 부인 고명순 (58) 씨다 . 고산면민들과 함께 늙어가고 있는 일월성의 30 년 세월을 들여다보았다 . - 언제 개업 했나 .
▲ 1980 년대 중반에 시작한 것 같다 . 처음엔 지금의 영미용실이 일월성 자리였다 . 거기서 8 년 하다가 이쪽으로 이사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 - 왜 하필 고산이었나 . ▲ 이곳 ( 읍내리 상리마을 ) 이 내 고향이다 . 서울에서 한 30 년 정도 살았다 . 배고픈 시절이었다 .
그래서 중국사람 밑에서 중화요리를 배웠는데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 그래서 고향으로 내려왔다 . - 그때는 짜장면 한 그릇에 얼마였나 . ▲ 당시 짜장면 한 그릇에 1,700 원 받았다 . 밀가루 한 포대 (20kg) 에 1 만 6,500 원 하던 시절이다 .
그 때나 지금이나 음식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다 . 지금은 짜장면 한 그릇에 3,500 원이다 . - 개업당시 장사는 잘 됐나 . ▲ 그땐 용담댐 건설을 맡은 삼성건설과 한보건설 직원들이 많이 왔다 . 이 시골에 중화요리 안주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집엘 자주 왔다 .
일월성의 짜장면과 탕수육. - 30 여 년 전과 비교해서 가장 잘 팔리는 음식은 . ▲ 당연히 짜장면 , 짬봉 , 간짜장 순이다 .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 다만 , 옛날에는 양이 많은 것을 좋아했으나 지금은 양보다는 맛이 좋아야 한다 . 그래서 더 어렵다 .
- 제법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 . 손님들이 언제 많이 오나 . ▲ 단골손님이 많다 . 외지 손님들도 대부분 단골들이다 . 워낙에 시골이라 손님이 특별히 몰리지는 않지만 장날 (4, 9 일 ) 이 그래도 많다 . 오래된 색이 바랜 메뉴판. 지인이 써준 사자성어 액자.
- 붓글씨로 된 사자성어 액자가 많이 걸려있다 . ▲ 동상에 사셨던 지인이 써준 것들이다 . 일월성 ( 日月星 ), 사필귀정 ( 事必歸正 ), 산이능적 ( 散而能積 ) 등 모두 특별할 것 없는 사자성어지만 손님들도 좋아해서 걸어놓은 거다 . - 영업에 대한 특별한 원칙이 있나 .
▲ 음식이나 공간을 항상 깨끗하게 하려고 한다 . 음식은 무엇보다도 손님이 올 때 조리를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아무리 예약손님이라도 손님들이 많을 때는 순서를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 오징어 등 부재료도 싱싱한 재료를 사다가 직접 손질해서 쓴다 .
짜장을 제외하고는 모든 음식을 그때그때 준비한다 . -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켰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 이 건물도 , 일월성이라는 이름도 내가 지었다 . 항상 해온 일이니 감회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나서 잘 먹었다고 인사할 땐 뿌듯해진다 .
면 팔아 아들딸 잘 키워낸 것도 나름 뿌듯하고 .
댓글 0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