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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19.04.01

오가는 길이 하나 설경마을

택시타고 시집온 박은순씨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19.04.01 10:46 조회 3,49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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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 싫었는데 천직이 되었네 마을서 부지런하기로 유명 “ 땅이 있고 풀이 나는 걸 어떡해 ” 김종국 (65)· 박은순 (62) 씨 부부는 마을에서 부지런하기로 유명하다 . 나무 농사도 짓고 풋마늘 , 당근 등 채소 농사도 짓는다 .

하우스농사도 하다 보니 겨울철에도 일을 하는데다 , 로컬푸드직매장에 물건을 매일 납품하니 새벽 6 시는 일과를 시작해야 한다 . 그래도 힘든지 모르고 즐겁다 . 부부의 얼굴에서 불만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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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씨를 만났을 때도 그녀는 마당에 앉아 다음날 로컬푸드직매장에 내놓을 파를 다듬고 있었다 . “ 장갑을 끼면 일이 더뎌져 . 빨리빨리 해야는데 장갑 끼면 그게 안 되니까 그냥 맨 손으로 하는 거야 .” 다음날 로컬푸드직매장에 낼 파를 다듬고 있는 은순씨 손끝이 새까맣다. 흙이 묻어 새카맣다 .

그녀는 파란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 “ 요새 공기가 안 좋아서인가 일하고 나면 목이 칼칼해 . 부직포로 된 마스크는 답답해서 면마스크라도 찼어 . 자식들이 준 마스크는 뭔 방독면같이 생겼더만 . 그걸 어떻게 쓰고 일하겠어 .” 그녀는 진안에서 시집왔다 .

이 동네를 잘 아는 그녀의 시할머니를 통해서다 . “ 택시 타고 왔어 . 결혼하고 이 동네 왔는데 아줌마들만 있는 거야 . 또래는 2~3 년이나 지나서 들어왔어 . 결혼 전에는 자유롭게 돌아댕기다가 마을로 들어오니까 어찌나 심심하던지 .

마을 뒤는 산으로 막혀서 답답하고 나갈 길은 하나지 죽겠더라니까 . 집 앞에 있는 샘에 가서 저녁에 울기도 하고 . 지금은 괜찮아 . 근데 내가 별 이야기를 다하네 .” 은순씨 남편 김종국씨는 늘 부지런하다. 이날 종국씨는 나무농사를 위해 밭에 거름을 뿌리는 작업을 했다.

마을이 시내와 외떨어져 있다 보니 자녀들은 전주 쪽까지 학교를 다니곤 했다 . 그래서 그녀는 운전을 배웠다 . “ 초등학교는 걸어서 30 분 정도 걸리는 간중초로 다녔어 . 애들이 걸어오면 볼이 빨개서 물 달라고 하고 . 비 오면 논두렁길이니까 장화신고 가고 . 내가 안 되겠어서 운전을 배웠어 .

10 시에 야간자율학습 끝나면 데리러 가고 그랬지 .” 부부가 로컬푸드와 인연을 맺은 지는 벌써 7~8 년째 . 이제는 모든 일상이 로컬푸드 일정에 맞춰 돌아가고 있다 . “ 로컬푸드에 물건을 내놓을 라면 일이 많아 . 약도 못하잖아 . 대파만 해도 최소 여섯 번은 메야 수확할 수 있어 .

포장도 해야 하고 . 우리는 애들한테 시내서 대파 같은 거 사먹지 말라고 해 . 그런데는 일주일에 한번은 약을 칠걸 ?” 부부 집에는 개 두마리가 있다. 부부처럼 사람을 좋아한다. 이제 환갑을 조금 넘긴 나이 . 시집 와서 서툴게 시작한 농사가 이제는 천직이 되었다 .

꿈이 농부는 아니었지만 이제는 논밭을 떠날 수가 없다 . “ 결혼 전에는 농사짓기 싫었어 . 남편이 회사 다니면 나는 집에서 집안일 하고 몸치장도 하고 팠거든 . 지금 ? 땅이 있는데 어떡해 . 풀이 나는데 어찌 그냥 지나가겠어 . 농사지어야 애들도 먹을 거 챙겨줄 수 있잖아 . 농사 해야지 .”

현장 사진

택시타고 시집온 박은순씨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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