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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6.01.20

새해를 맞는 방식

삼례 콩나물국밥집 '미가옥' 안은희 사장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6.01.20 16:08 조회 4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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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한 지 두어 달, 국밥은 예전 맛 그대로 삼례 콩나물국밥집 '미가옥' 안은희 사장 1월 5일 해가 뜨기 전 삼례의 한 골목에 불이 먼저 켜진다. 새벽 5시 40분 콩나물을 삶고 육수를 올리며 국밥집의 아침이 열린다.

안은희 사장
안은희 사장

‘미가옥 콩나물 국밥’ 안은희 사장은 아직 도시가 잠든 시간 늘 같은 순서로 가게 문을 연다. 삼례에 자리한 ‘미가옥 콩나물국밥’은 기존 국밥 집을 이어받아 지난해 11월 9일 다시 문을 열었다. 간판은 그대로 두고 안은희(47) 사장은 내부를 정비했다.

의자와 조명을 바꾸고 동선과 조리 환경을 손봤다. 완전히 새로 꾸미기보다는 오래 다니던 손님들이 낯설지 않도록 필요한 부분만 고쳤다. 안 사장의 하루는 새벽 5시 40분 전 가게 불을 켜는 일로 시작된다. 콩나물을 삶고 육수를 올린 뒤 뚝배기를 데우는 순서다.

국밥은 뜨거워야 한다는 기준 때문에 뚝배기는 끓는 물에 미리 담갔다가 사용한다. 오전 6시 문을 열면 점심시간까지 쉼 없이 국밥을 낸다. 영업시간은 오후 2시까지이며 매주 목요일은 휴무다. 음식 장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무실에서 오랜 시간 직장생활을 해왔던 그는 일을 쉬어본 적이 없었다.

같은 일의 반복에 싫증을 느끼던 중 ‘내 이름으로 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을 통해 가게를 소개받았고 약 2주 동안 함께 배우며 운영을 준비했다. 오전 장사 후 비교적 여유가 있는 오후 시간도 이 선택에 영향을 줬다.

미가옥 콩나물 국밥
미가옥 콩나물 국밥

두 달 남짓 운영해보니 동네의 특성도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여긴 맛이 조금만 달라져도 바로 알아차리시더라고요.” 안 사장은 국밥집을 이어받은 만큼 기존 손님들이 기억하는 맛의 흐름을 유지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콩나물은 같은 공장에서 계속 공급받고 육수와 조리 방식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청결 관리 역시 가게를 맡은 첫날부터 기준을 세웠다. 손님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까지 매일 점검하는 것이 원칙이다. 평일 점심이나 주말에는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는데 안 사장은 아직은 모든 상황이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사무실에서 서비스직으로 전환한 만큼 몸이 먼저 반응했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뚝배기를 들다 보니 손목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파를 손질하며 눈물을 훔치던 날도 있었다. 안 사장은 “처음엔 정말 많이 울었는데, 지금은 덜 운다”며 웃었다. 그만큼 새로운 단골도 빠르게 늘고 있다.

뚝배기
뚝배기

손님이 또 다른 손님을 데리고 오고 20대부터 50대까지 지인 추천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잦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가게가 소개되면서 뜻밖의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빨리 알아봐 주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망설임 없이 답했다.

“일단 10년은 하고 싶어요. 몸이 허락하면 더 하고 싶고요.” 새벽마다 국밥을 끓이며 시작하는 하루는 이제 안은희 사장에게 가장 자기다운 시간이 됐다.

콩나물
콩나물

현장 사진

삼례 콩나물국밥집 '미가옥' 안은희 사장 사진 1 삼례 콩나물국밥집 '미가옥' 안은희 사장 사진 2 삼례 콩나물국밥집 '미가옥' 안은희 사장 사진 3 삼례 콩나물국밥집 '미가옥' 안은희 사장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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