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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0.06.11

농사짓기 좋은 날

경천 석장마을 이현숙씨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0.06.11 15:35 조회 3,4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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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채소도 농부도 모두 유기농 꼼꼼한 설계로 연중수확 밥상에 올라가는 45가지 작물 텃밭에서 자라는 중 어디에 눈을 둬도 산봉우리가 보이는 경천 석장마을 . 울긋불긋 꽃 핀 텃밭에서 작은 농부가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

금세 풍성해진 소쿠리에는 방금 딴 콜라비 , 비트 , 적근 , 상추가 들어있었다 . 지난 3 월에 완주로 온 이현숙 (64) 씨는 “ 여기 산지 한 10 년은 된 것 같은데 , 생각해보니 이제 3개월밖에 안됐다 ” 며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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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 유기농 제철 텃밭 꾸러미 ’ 사업을 하며 2 주에 한 번씩 회원들에게 채소 꾸러미를 보내고 여분은 이웃에게 나눠주고 있다 . 이현숙씨가 텃밭에서 길러낸 유기농 채소들은 이현숙씨의 손을 거쳐 꾸러미로 판매하고 여분은 이웃에게 나눠준다. 현숙 씨는 비닐을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다 .

집 앞 텃밭을 포함한 450 평 규모의 밭에서 난 채소들을 가꾸는 게 그의 일상이다 . 현재 약 45 가지 작물을 기르고 있다 . “ 텃밭에는 밥상에 올라가는 먹을 것들 , 차 거리들을 키우고 있어요 .

여기 보이는 건 콜라비 , 비트 , 아욱 , 쑥갓이고 브로콜리는 내일 수확할 거예요 .” 하나하나 손으로 가리키며 채소를 소개하는 현숙 씨 . 그 목소리에서 텃밭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 1 년 내내 쉬지 않고 10 여 가지 작물이 담긴 채소 꾸러미를 보내려면 꼼꼼한 계획이 필요할 터 .

오랜 경험으로 수확시기와 특성을 모두 익혔기에 가능한 일이다 . “ 우엉 , 돼지감자 , 산채뿌리는 2 월에 수확하고 8 월에는 토마토 , 오이 , 가지 등 열매채소가 다양해요 . 힘든 시기는 3~4 월쯤이에요 .

저장 , 가공한 것들이 떨어져가고 새로운 것도 다 안자라기 때문이죠 .” 농부들이 한창 바쁜 시기인 6 월 . 비닐을 안 쓰고 농사짓는 현숙씨는 요즘 풀 관리하는데 여념이 없다 . 어제도 고추밭 , 생강밭 풀 매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 “ 풀이 아주 어릴 때 관리해줘야 돼요 .

포기 주변은 아예 뽑아줘야 되고 도랑에 있는 건 깎아야 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에요 .” 초록빛으로 물든 텃밭에 데이지 , 달맞이꽃 , 수레국화가 돋보인다 . 그야말로 가지각색이다 . 일 년 내내 꽃이 피어있게끔 설계된 텃밭에는 꽃의 종류만큼이나 그 쓰임새도 다양하다 .

“ 꽃은 보기도 하고 먹기도 하죠 . 데이지는 비빔밥이나 샐러드에 넣어도 좋고 배추꽃이나 유채꽃도 먹을 수 있어요 . 또 씨앗을 받아서 사람들과 나눠 갖기도 해요 . 꽃 모종이나 씨앗을 나누면 이웃하고 금방 친해질 수 있어요 .” 농부로 살아가는 삶에 행복을 느끼는 현숙씨 .

그는 종종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 ‘ 무엇이 나를 농사짓게 하는가 ’ 라며 말이다 . 그리고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 “ 농사는 다른 일에 비해서 자유로운 편이에요 . 누구에게 얽매이지 않고 내 머릿속에서 구상하고 펼칠 수 있거든요 .

또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엄청나서 심미적인 삶이 가능해져요 . 잘 보면 새싹 하나하나 , 자연에서 나오는 초록색이 다 달라요 . 인공적인 색보다 자연이 담아내는 색이 더 풍요롭다고 생각해요 .

제가 그래서 계속 농사를 짓나봐요 .” [박스] 소농을 꿈꾸는 젊은 농부들에게 바쁘게 흘러가는 도시 생활을 벗어나 파주 , 홍성 , 그리고 완주로 귀농한지 21 년 차 이현숙씨 . 그는 지역에 있는 젊은 농부들에게 작은 농사를 통해 얻는 즐거움을 전하고 , 본인이 경험했던 것을 나누려 한다 .

대규모로 짓는 농사와는 분명하게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 그가 말하는 지속가능한 소농의 생활방식이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 “ 작은 농사를 짓다보면 농작물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어요 . 바쁘면 느낄 수 없는 거죠 .

텃밭 꾸러미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 처음부터 혼자서 모든 걸 하지 말고 몇 가구와 함께해 보세요 . 예를 들어 한 가구당 다섯 가지 작물씩 한다 던지 생산자 그룹을 만들면 되거든요 . 그런 식으로 언제 씨를 뿌리고 거둬야하는지 배우고 익히면 될 거예요 .”

현장 사진

경천 석장마을 이현숙씨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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