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할매 新 음식디미방 4] 매콤하고 달콤한 맛에 아삭함을 더한 양파김치 할미디미방은 우리 주변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들이 예전부터 해먹던 일상의 음식이나 특별한 날 먹던 음식을 알아내고 레시피를 발굴해 점차 잊혀져가는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를 찾아 보존하고 이를 알리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
계획은 거창했지만 현실에서 내가 만난 이 곳의 할머니들은 예상과 다른 점이 많았다 . 일을 나가느라 바쁜 할머니들이 있는가하면 집에 계신 분들은 직접 반찬을 해드시기 보다는 오히려 자식들이 반찬을 해다 주기도 한다 .
뿐만 아니라 미각이 변했는지 음식솜씨가 좋다고 소문난 할머니가 만든 음식을 먹어보면 간이 맞지 않아 내 입맛에 썩 맛있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 그래서인지 처음의 취지와는 달리 할머니들을 만나면 음식보다는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게 더 중요했다 .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본연의 취지의 맞게 음식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 발효가 잘 되는 시즌이어서 막걸리를 담궈보려고 했으나 갑자기 더워진 날씨탓에 발효가 되지 않는다는 전통주 동아리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템을 급히 바꿔야 했다 .
양파가 제철인 요즘 , 나는 문득 해남에 귀농한 언니가 담궜던 양파김치가 생각났다 . 직접 농사지은 양파 중에 너무 자잘해서 상품성이 없는 양파들로 담근 김치였는데 , 아삭하고 매콤한 양파 김치맛에 반했었다 .
양파가 산지인 이곳 완주에서도 양파 김치를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양파 김치를 담궈 드시는 할머니가 계신지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다 . 다행히 가까운 마을에 음식솜씨가 좋은 할머니 한분을 소개 받아 할머니를 찾아갔다 .
우리가 만난 유복숙 할머니 (67) 는 굉장히 젊으셨는데 , 이른 나이에 결혼한 딸이 있어 벌써 고등학생 손녀딸이 있는 할머니셨다 . 유복숙 할머니는 장성한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최기천 (73) 할아버지와 단둘이 고산고 앞 서봉마을에 살고 계신다 .
마침 김치를 담그러 갈 때 마늘밭에서 마늘을 캐고 쉬러 들어오신 할아버지가 계셔서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 할머니는 음식솜씨 뿐만 아니라 인심도 좋아서 뒷뜰에 문을 열어두고 큰 감나무 아래 쉬어가는 사람들이 있을 때면 커피 한잔이라도 하고 가시라고 말을 건넨다고 한다 .
덕분에 할머니 댁에는 동네분들을 비롯해서 단체손님 (?) 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 뒷마당에 있는 평상 옆에 큰 돌로 만들어진 숯불구이 판이 있는 걸 봤는데 어제도 할아버지의 고산초등학교 동창 친구들 10 명이 와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점심식사를 하셨다고 하신다 .
서봉마을에서 나고 자란 할머니는 10 남매 중 셋째인데 대가족이 배를 골은 적이 없이 잘 먹고 자랐고 , 지금까지도 자식들 덕에 호강하며 사신다고 하셨다 . “ 할머니 이름처럼 복이 많으신가봐요 .” 라고 말씀드렸더니 할머니가 이름 이야기를 꺼내신다 .
장남인 첫째 뒤로 딸만 9 명이 태어나서 여동생 중에는 딸은 그만 태어나라고 유막례 , 유경례 , 유호남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 할머니께서는 순서만 잘못 태어났어도 이름이 막례가 될 뻔했다고 웃으신다 .
할머니는 김치를 담그실 때 고추를 불려서 마늘과 생강을 갈아서 양념을 미리 만들어 놓고 김치를 무치는데 이렇게 하면 김치의 색도 더 예쁘고 맛이 더 잘 베인다고 했다 .
부엌에서 나가면 방앗간에서나 쓰는 고추 빻는 기계가 있었는데 , 여쭤보니 수시로 김치를 담궈서 할아버지에게 방앗간에서 고추 빻아달라는 심부름을 시켰는데 방앗간에 자주 가는 게 쑥스럽고 귀찮아서 할아버지가 아예 이 기계를 사오셨다고 한다 .
“ 음식 잘하는 마누라랑 살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 하면서 허허 웃으시는 걸 보면 두분이 오손도손 행복하게 잘 사신 지난 시간이 고스란히 보이는 것 같다 .
햇양파가 어찌나 매운지 할머니와 셋이서 눈물 상봉을 하며 양파를 씻어서 열십자로 쪼개 소금에 10 분 정도 저려 놓고 , 두세번 씻어서 김치 담글 준비를 마쳤다 . 양념 다대기를 미리 해 놓으셔서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지 20 분도 채 안되서 청소까지 후다닥 끝이 났다 .
나는 한번도 김치를 담궈본 적이 없었는데 , 김치를 담굴 일이 생겨 막막하던 차에 마침 쉽고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담그는 김치를 배웠다 . 계량스푼과 계량컵이 없이는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나는 언제쯤 ‘ 적당히 ’ 라고 말할 수 있는 고수의 손맛을 흉내나 내볼 수 있을까 .
김장봉투에 가득 담아 싸주신 김치를 가져오니 고향집에 갔다 오는 기분이었다 . 올 여름 입맛이 없을 때 , 간단히 곁들여 먹을 김치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먹을 것 같다 .
[ 아삭아삭 양파김치 ] 재료 : 작은 양파 , 대가 남아 있는 것으로 6kg, 왕소금 4 주먹 , 설탕 , 새우젓갈 , 통깨 , 당근 , 마늘 다대기재료 : 마른 고추 1 근 , 마늘 10 송이 , ( 옵션 : 생강 손가락 2 마디 ) 다대기 만드는 법 1 : 빨간고추를 물에 15 분 정도 불려 둡니다 .
2 : 물기를 뺀 고추에 , 껍질벗긴 마늘을 넣어서 갈아줍니다 . tip - 생강은 옵션입니다 . 너무많이 넣으면 쓰기 때문에 , 조금만 넣어 잡내를 잡아주면 됩니다 . - 고추가루로 만드는 것 보다 고추를 바로 갈아서 다대기를 만드는 것이 색과 맛이 더 좋습니다 . 양파김치 만들기 시작 !
1 양파를 열십자 모양으로 4 등분 합니다 . ( 양파 잎의 노란부분은 잘라버리고 초록 부분은 남깁니다 .) 2 양파를 큰 다라이에 넣고 왕소금 4 주먹 정도 넣고 10 분 정도 숨을 죽입니다 . 10 분 후 다시 뒤집어서 5 분정도 두고 두번 씻어 소금을 헹굽니다 .
3 양파 숨이 죽는 동안 마늘 , 새우젓갈은 각각 갈아두고 , 당근은 채 썰고 , 다른 재료들도 준비합니다 . 4 다대기를 국자로 크게 2 번 , 새우젓 3 번 , 설탕 2 번 , 마늘 3 스푼 , 통깨 당근은 적당량 (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 을 큰 다라이에 넣고 섞어줍니다 .
5 절여둔 양파를 모두 넣어 양손으로 양파를 뒤집어가며 비벼줍니다 . 6 양념이 적당량 묻은 후 맛을보며 취향에 맞게 설탕 , 새우젓 , 다대기 등을 조절하여 넣습니다 . tip 양파는 작은 것일 수록 맛있고 , 파랗게 붙어 있는 양파대를 같이 버무리면 더 맛이 좋습니다 .
양파김치는 달달하게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 배추 김치와는 달리 풀을 만들어 넣지 않습니다 만들어서 오래 두기 보다는 금방 먹을 수 있는 양을 만듭니다 . 설탕을 만들 때 뉴슈거를 조금 넣으면 단맛을 더 살릴 수 있습니다 . [ 장아찌 담그기 ] 할머니 댁에 다양한 종류의 장아찌가 있었습니다 .
맛이 좋아 어떤 비율로 간장을 만들었는지 여쭈어보니 , 정말 간단한 방법으로 만드셨는데 맛있었습니다 . 1 머위 , 마늘쫑 , 마늘대 , 쪽파 , 등등 준비한다 . 2 간장 , 매실을 1:1 로 끓여서 한김 식혀 절일 재료에 넣어준다 .
3 뚜겅을 잘 덮고 실온에 1~2 일 정도 두고 난 후 냉장고에 넣는다 . /조율과 박지숙은 IT와 농촌, 몸과 음식을 주제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고 다르게 일하기 위해 서울에서 완주로 함께 이사 온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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