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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5.06.19

완주의 문화예술인들

10. 섬유예술가 백남경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5.06.19 09:41 조회 1,20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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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서 직조한 쓰임의 예술 섬유예술가 백남경 백남경 씨는 어린 시절부터 바느질이 좋았다 . 학창 시절엔 100 원씩 받고 친구들의 가사 과제물을 대신 만들어 주곤 했다 . 앙고라 털실로 겨울옷을 만들고 코바늘로 시원한 여름옷을 떠 입혔던 모친을 닮은 것일 수도 있다 .

섬유예술가 백남경 씨
섬유예술가 백남경 씨

그녀가 기억하는 모친의 바느질 솜씨는 최고였으니 . “ 의상학과에 가고 싶었어요 . 그런데 문과는 지원이 안 되더라고요 .” 그녀가 다시 바늘을 손에 잡은 건 첫 아이의 태교를 위해서였는데 손 소근육을 많이 쓰면 아이 뇌가 발달한다는 글을 책에서 읽었기 때문이다 .

마침 그녀에게는 모친이 혼수로 장만해 준 부라더미싱이 있었다 . 문화센터와 퀼트 샵 등의 강좌를 수강하며 태어날 아기를 위해 식탁보며 배냇저고리 , 이불 등을 만들었다 .

그렇게 다시 시작한 바느질은 20 여 년에 걸쳐 퀼트 , 자수 , 손뜨개 , 패브릭 업사이클링 , 천연염색 , 장신구 공예 , 패션디자인까지 섬유예술 전반으로 확장했다 . 섬유예술가 , 문화예술 교육자 , 업사이클링 활동가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그녀의 전성기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

원래 완주사람인가 고향은 통영이에요 . 남편 고향이 완주죠 . 경기도 살다가 2007 년에 여기로 왔어요 . 집은 삼례에 있고 봉동에 작은 주택을 얻어 작업실로 쓰고 있습니다 . 직업인과 예술가 사이 생활소품은 예술이 아니라는 시각이 있어요 . 먹고 살려고 하는 직업이라고요 .

저는 모든 창작활동은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 예술의 범주를 너무 협소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 문화예술교육사 취득을 위해 공부할 때 교수 한 분이 ‘ 살아가는 모든 행위가 예술이다 . 밥 먹는 것도 예술이다 ’ 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게 마음에 꽂히더라고요 .

남들이 어떻게 보든 저는 제 활동이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 실 한 가닥으로 창조할 수 있는 세계가 많아요 . 바느질과 뜨개질의 매력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면서도 무척 실용적이죠 . 또 집중하다 보면 헛헛한 마음 , 우울한 마음도 정화되는 것 같아요 . 성취감도 크고요 .

손 소근육을 쓰니 치매 예방에도 좋고요 . 마음 맞는 이들끼리 모여서 함께 하면 더 즐거워 단절된 이웃 문화를 복원하는 역할도 있는 것 같아요 . 요새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각자 휴대전화만 보고 있잖아요 . 대학을 다시 갔다 네 . 젊은 시절엔 유아교육을 전공했어요 . 의상학과 대신 선택한 진로였죠 .

2022 전주한지문화 축제 한지패션쇼
2022 전주한지문화 축제 한지패션쇼

그런데 내내 미련이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 뒤늦게 패션 산업학과에 들어가서 얼마 전 졸업했습니다 . 하는 일에 전문성을 더하는 일이기도 했고 어린 시절 꿈을 이루는 일이기도 했어요 .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죠 .

배운 게 많은 데 무엇보다 천과 바늘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진 게 가장 큰 소득인 것 같아요 . 전시회도 여나 두 번의 전시회를 열었어요 . 첫 번째는 2022 년에 연 업사이클링 작품 전시였어요 . 쓰임이 다한 옷을 재활용한 작품들이었죠 .

두 번째는 그 이듬해였는데 직접 천연 염색한 한지 섬유로 만든 의상 및 소품 전시였습니다 . 요즘 주로 하는 작업 퀼트 , 자수 , 뜨개질 등 그동안 해왔던 작업을 골고루 다하지만 아무래도 옷을 만드는 데 더 비중을 두고 있어요 . 구상하고 디자인하고 염색하고 가공하는 일을 즐기고 있습니다 .

의상 작업할 때 천 소재는 린넨을 주로 써요 . 착용감과 형태 , 통기성이 좋거든요 . 구김도 덜하고요 . 천연 소재다 보니 혼합 소재보다는 몸에 해도 적어요 . 색상은 톤 다운한 그린 계열을 선호합니다 . 자수로 보면 화려한 입체 자수보다는 평면 작업에 마음이 더 가는 편입니다 .

작품 철학은 보이는 것보다 쓰임을 많이 생각해요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입기 좋은 옷이 보기도 좋다는 주의랄까 . 의도한 대로 모양이 나올까 보다는 세탁하고 햇볕에 말렸을 때 어떻게 될지 , 다림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

2023년 제12회 완주생문동 작품전시회 '전통 한지의 아름다움과 쓰임에 반하다'
2023년 제12회 완주생문동 작품전시회 '전통 한지의 아름다움과 쓰임에 반하다'

삶에 기댄 예술 , 생활 속 예술을 지향합니다 . 시련도 있었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들이 있었어요 . 제 작업이라는 게 취미에서 시작된 거잖아요 . 그러다 보니 ‘ 네가 뭘 안다고 학교 가서 사람들 가르치고 작업한다고 난리냐 ’ 는 뒷얘기들이 들려왔어요 .

그런 게 싫어서 악착같이 전문자격증을 따고 더 배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 대학에 진학해 관련 과를 정식으로 전공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 결국은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제 작품의 질을 높이는 길이도 한 셈이에요 . 어떤 목표가 있나 60 세가 되기 전에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

저만이 갖고 있는 저의 색깔을 찾고 싶어요 . 백남경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하면 사람들이 막 보러오고 싶어 하는 그런 저만의 어떤 것 . 지금은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 앞으로의 계획 프랑스 자수 , 패브릭 , 손뜨개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한 대형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열어보려고요 .

올해부터 천천히 준비할 생각입니다 . ※ 본 지면은 완주문화재단의 '완주예술발굴·기록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패브릭 작품
패브릭 작품

현장 사진

10. 섬유예술가 백남경 사진 1 10. 섬유예술가 백남경 사진 2 10. 섬유예술가 백남경 사진 3 10. 섬유예술가 백남경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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