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웃어라공동체 · 2019.03.05

로컬푸드 食이야기

① - 완주시니어클럽 김부각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19.03.05 14:01 조회 3,488 댓글 0
목록으로 돌아가기

김 위에 핀 하얀 쌀가루꽃 김부각 작년 한 TV 프로그램에 나온 연예인의 먹방으로 김부각이 갑자기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 사실 부각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 또 한편으로 일상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기도 하다 .

도시에서 자란 나에게도 김부각은 다소 낯선 음식 중에 하나였지만 , 완주 로컬푸드 매장에 진열된 김부각을 우연히 사서 먹어본 후 지금은 김부각 마니아가 되고 말았다 . 그래서 완주 로컬푸드를 취재할 때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었던 곳이 바로 완주 시니어클럽이었다 . “ 한번 잡솨봐 .

0N4A9184
0N4A9184

지금 막 튀겨내서 맛있어 .” 완성된 김부각을 포장작업 중이던 할머님 한분이 웃으며 김부각을 한 움큼 집어 건네주었다 . 맛있는 건 이웃과 나눠 먹고 싶은 마음 , 그게 당연한 심정일 것이다 . 취재를 위해 김부각 공장을 여러 번 방문했는데 , 그 때마다 일하는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하다 .

좋은 재료에 할머니들의 손길과 정성까지 더했으니 맛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 반으로 접은 김에 찹쌀풀을 바르는 작업 중이다. 찹쌀풀을 바른 김 위에 참깨 고명을 얹고 있다. 김부각 하나를 완성하는 데는 대략 20 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

보통 한 봉지를 다 먹는 데는 20 분이 채 안 걸리는데 , 실제 만드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 말 그대로 ‘ 슬로푸드 (Slow Food)’ 다 . 완주 시니어클럽에서는 국내산 김 중에서도 그냥 먹어도 맛있는 고급 서천김을 김부각에 쓴다 .

그리고 멸치와 다시마 , 양파 , 무 , 생강 등 각종 자연 재료를 써서 감칠맛이 풍부한 육수를 만들고 , 그것으로 찹쌀풀을 쑨다 . 김에 찹쌀풀을 바르는 작업을 마치면 깨끗하게 건조시킨다 .

예전에는 방안이나 마당에서 말렸지만 , 요즘은 미세먼지를 막고 제품을 균질하게 만들기 위해 건조기에서 김을 말린다 . 건조된 김부각은 숙성실에서 약 20 일간 숙성기간을 거치는데 , 계절에 따라 숙성기간을 다르게 한다고 한다 .

이후 다시 적당히 습도를 입혀 최적의 상태가 되면 , 그 때 튀기는 작업이 시작된다 . 그래서 이곳 김부각은 너무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바삭거리는 식감을 가지고 있다 . “ 로컬푸드에 납품하려면 Non-GMO 제품을 사용해야 해요 .

그래서 저희는 해바라기유를 써서 김부각을 튀기고 있어요 .” 주요 재료들이 국내산인 것은 물론이고 육수에 들어가는 농산물은 주로 완주 시니어클럽의 친환경 영농사업단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을 사용한다 . 덕분에 재료의 원가가 높은데도 맛과 건강을 모두 제품에 담아낼 수 있다 .

“ 여기 사람들은 뭐든 슬슬하는 것이 없어 . 그렇게 만든 걸 사람들이 맛있다고 해주면 뿌듯하지 .” 완주 시니어클럽과 함께한지 올해로 15 년 차인 이춘자 할머니께서 말했다 . 할머니는 시니어클럽이 정식으로 설립되기 전부터 함께 일한 창립멤버다 .

처음에는 밭일하던 사람들에게 새참을 해서 나르던 일부터 시작했고 , 슬로푸드 뷔페 레스토링인 ‘ 새참수레 ’ 가 지역에 처음 만들어질 때도 함께 일했다 . “ 내가 복이 많은지 가는 곳마다 일이 잘돼 . 살림하면서도 말괄량이마냥 15 년 동안 부녀회장도 하고 그랬어 .

이제는 나이 들어서 예전처럼 밭일도 못하는데 , 이렇게 일자리가 생기니까 고맙고 행복하지 .” 오랜 시간을 완주 시니어클럽과 함께한 할머니의 말은 이곳에서 일하는 600 여명의 어르신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

여기 김부각 사업단에는 총 14명 이 일하는데 , 요즘에도 한 달에 한두 번 함께 회의를 하면서 개선할 점을 찾는다고 한다 . 이렇게 김부각 하나를 꾸준히 연구하고 개선한지 7 년 ,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

그래서 판매량이 늘어난 만큼 할머님들이 고된 노동을 하지 않도록 사업 담당자인 김정한 팀장님은 여러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 가령 , 노동량이 많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들은 기계로 대신해서 , 할머니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

하지만 기계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 여전히 할머니들의 손길이 필요로 하는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 김에 풀을 바르고 제품을 선별하고 포장하는 작업은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만 한다 . “ 어머님들이 포장하실 때 자꾸 좀더 담으시려고 해요 . 정량대로 넣으라고 말씀드려도 잘 안돼요 .

음식에 인심이 박해서는 안 된다고 하시면서요 .” 팀장님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사먹는 사람으로서는 왠지 기분이 좋다 . 취재 후 집으로 돌아와서 오늘 사온 김부각 하나를 뜯었다 .

조금이라도 더 먹으라고 더 넣어주셨을 할머니들을 생각하니 , 막 뜯은 봉지 안에서 새어나오는 고소한 향기가 유난히 더 진하게 느껴진다 .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율소리네를 운영한다) ▲완두콩 소식지.

현장 사진

① - 완주시니어클럽 김부각 사진 1

첨부자료

댓글 0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