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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0.06.11

로컬푸드 食이야기 16

우리콩두부영농조합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0.06.11 16:29 조회 2,6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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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콩, 오랜 노하우 두부맛? 말해뭐해! 요즘 밖에서 외식을 하지 않고 , 집에서 요리를 해서 먹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

집에서 삼시세끼를 해먹으면서 ‘ 확진자 ’ 가 됐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 밤늦은 야근과 불규칙한 식사 ,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외식으로 점철되던 이전의 일상에 비하면 그들의 몸은 더 건강해졌을 것이다 . 집에서 음식을 하려고 장을 볼 때 왠지 꼭 사둬야 할 것 같은 품목들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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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 콩나물 , 계란 . 특히 두부는 칼로리가 낮지만 포만감은 높고 고단백 음식이어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나 채식을 하는 사람 ,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

나도 두부를 좋아해서 , 처음 완주로 와서 로컬푸드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다양한 두부를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 완주는 두부 만드는 공장도 많은데 , 이것저것 먹어보고 질감이나 맛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 한낮의 온도가 30 도를 훌쩍 넘기며 본격적으로 여름이다 .

따끈한 두부 요리보다는 시원한 콩국물이 더 많이 생각나던 차에 한동안 로컬푸드 매장에서 보이지 않던 콩국물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 콩국물은 상하기 쉬워서 로컬푸드 매장에서 진열되는 기간이 1 일인데 사람들이 주로 많이 찾는 계절인 초여름에 출시해 9 월까지 판매한다고 한다 .

소면을 삶아서 잘 만든 콩물만 시원하게 부어 먹으면 유명 콩국수 집이 부럽지 않은 한끼가 완성되니 여름 집밥 메뉴로 이만한 게 또 있을까 ? 이번 달은 제대로 잘 만든 두부와 콩국물을 소개하기로 하고 평치마을 우리콩두부영농조합을 찾았다 .

이번 취재는 두부를 좋아하고 , 함께 율소리에를 운영하는 소남 ( 박지숙 ) 도 함께 동행하기로 했다 . 새벽 5 시 30 분에 만나 출발했는데 , 비봉면에 있는 평치마을에 도착하자 날이 완전히 밝았다 .

새벽 3 시부터 작업이 시작된다는 두부는 이미 한참 작업중이었고 , 우리가 취재하려고 했던 콩국물은 작업이 벌써 끝났다고 했다 . 공장 안은 고소한 콩 삶는 냄새와 시끄러운 기계소리로 생기가 넘쳤다 .

8 시간 이상 불린 콩을 삶아서 갈면 콩물이 되고 , 갈아서 비지를 빼낸 물을 끓이고 이 콩물을 응고시키면 두부가 된다 . 간단한 공정이고 단순한 재료지만 매번 맛이 달라지지 않으려면 더 신중해야 한다 .

첨가물이 별로 없는 음식은 첫 번째 재료가 좋아야 하겠지만 , 간에 따라 맛이 많이 달라져 사람의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한다 . “ 완주 지역에서 구입한 국산콩만 쓰는데 , 콩이 좋으면 콩물이 우윳빛이에요 . 그럴 때는 간수를 평소보다 더 많이 넣어야 해요 .

반대로 콩이 안 좋으면 누런 빛이 나기도 하는데 , 콩의 수분에 따라 매번 상태를 보면서 응고제를 넣어요 .” 조영순 총무님은 비봉우리콩두부의 창립멤버로 12 년 동안 함께 일하고 있다 .

새벽 2 시 30 분에 나와서 콩을 삶고 작업 준비를 마치면 3 시 30 분부터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고 일을 시작한다 . 총무님은 두부 성형을 하며 포장을 하는 도중에도 공장 안의 모든 기계 소리를 듣고 온도를 맞추고 압력을 빼는 일을 진두지휘를 했다 .

제품의 품질을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 매 순간 긴장해야 했다 . “ 아침에 10 시까지 두부 공장에서 일하고 점심에는 식당에서 일 도와주고 오후에는 밭일하고 들어갔어 . 그러고 누우면 3 분안에 잠들어 .” 가장 힘든 건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는 거라고 한다 .

취재를 하러 간 날도 고사리를 뜯다가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었는데 , 쉴 수가 없어 한쪽 다리에 비닐로 방수처리를 하고 일하고 있었다 . 매번 콩의 상태에 따라 판단하고 다르게 작업해야 하니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았다 .

갓 나온 두부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고 , 네모 반듯하게 잘라낸 단면이 침샘을 자극했다 .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공복에 배가 출출했는데 , 따뜻한 두부를 한입 먹고 신김치 생각이 간절해졌다 . 방금 짜낸 콩물도 마셔봤는데 , 두유처럼 곱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

여름철에는 건강을 챙기기 위해 콩물을 음료 대용으로 마시기도 한단다 . 목에 걸리는 것 하나 없이 부드러운 콩물이 두유보다 더 깔끔한 맛이어서 콩의 비린 맛 때문에 싫어하던 사람도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비봉우리콩두부의 주력 상품은 우리콩두부와 매생이를 넣은 매생이 두부가 있다 .

각 지역마다 향토음식으로 두부에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만들기도 하는데 , 비봉우리콩두부도 다양한 시도를 했었다 . 추어두부 , 파래두부 , 돼지감자 두부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지만 그 중 매생이 두부가 가장 상품성이 좋았다고 한다 .

바쁜데 옆에서 이것저것 여쭤보는 게 미안해서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양손 가득 두부와 콩물을 선물로 주셨다 . 집으로 오는 길에 소남과 나는 우리의 노동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음식을 만드는 공장은 대부분 새벽에 일과를 시작하고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다 .

맛있는 음식이 완성되는 순간은 잠깐이고 , 대부분의 일과는 무거운 재료를 나르고 뜨거운 기계를 다루느라 땀을 비오듯 흘리고 , 작업이 끝난 뒤에 청소로 남은 힘을 다 써야 한다 . 일의 보람과 맛에 대한 투철한 신념도 있겠지만 , 과연 그것만으로 그 오랜 시간을 묵묵히 버틸 수 있을까 ?

무엇이 이들을 일하게 하는지 궁금했다 . 부지런한 사람만이 이런 일을 일할 수 있는 건지 , 일을 통해 사람은 더 부지런해지는 건지 풀리지 않은 의문을 품은 채 우리의 일상에서 함께 풀어보기로 했다 .

취재를 하면서 이렇게 부지런히 일하는 분들을 만나고 오면 그 날 하루는 나 역시 에너지를 받아 건강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특별한 레시피는 없어도 특별한 누군가의 신성한 노동이 담겨있고 , 그 가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음식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

[정보] 우리콩 두부 500g 3500 원 우리콩 순두부 500g 2200 원 매생이 두부 500g 3500 원 우리콩 콩물 500ml 3500 원 / 1l 6500 원 구입처 : 완주 및 전주 로컬푸드 매장 구입문의 : 비봉 우리콩두부 영농조합 010-4517-0321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상점, 율소리에를 열었다)

현장 사진

우리콩두부영농조합 사진 1

첨부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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