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재봉틀 겨울이 너무 따뜻해서 옷장을 보니 엄마가 남기고 간 옷이 보인다 . 한 땀 한 땀 꿰매며 자식 걱정했을 우리 엄마 . 주마등처럼 스치는 수많은 사연을 뒤로하고 묵묵히 뜨개질 하셨을 것이다 . 나는 우리 남영순 (38 년 ) 여사를 “ 삶과 함께 한 예술가 ” 로 표현하고 싶다 .
옷에 어울리는 단추를 사기 위해서 안양에서 서울 동대문시장까지 지하철 타고 가시는 열정을 가졌던 분이다 . 뜨개질하며 딸의 취향을 생각하며 색깔과 형태를 고민하고 연구했을 것이다 . 허진숙씨는 엄마의 손때 묻은 재봉틀에서 엄마의 온기를 느낀다.
쓰시던 재봉틀은 거의 40~50 년 된 우리 집 골동품이다 . 엄마의 고향 소양면 해월리에서부터 경기도 안양까지 함께 했던 세월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 당시 농사를 짓다가 학비가 빠듯해서 경기도 안양으로 옮겼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
안양에서 지낼 적엔 공장에서 일하고 돌아와서 집에서도 일하셨던 엄마 . 한가한 주말에도 재봉틀을 돌리며 베갯잇도 바꾸시고 식탁보 , 이불보도 만드셨다 . 엄마의 손때 묻은 그 재봉틀이 시간이 흘러 유품이 되어 우리집에 있다 .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손에서 뜨개질을 놓지 않았던 엄마 .
대략 일곱 벌의 옷을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셨다 . 먼저 언니와 나 , 그리고 조카랑 우리 시어머니까지 . 비록 지금은 곁에 안계시지만 , 겨울이 올 때면 옷으로 엄마의 온기를 느끼곤 한다 .
충동구매로 쉽게 사고 버리며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 오래두고 간직하고픈 추억의 물건이 있다는 것은 귀하고 소중한 일이다 . 오늘부터 손뜨개로 간단한 것부터 시도해 볼까 한다 . 과연 난 엄마처럼 그 긴 시간을 인내하고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 / 허진숙 마을기자(용진읍 원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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