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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1.01.30

2020 예술농부

이 땅의 농부들을 위한 경의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1.01.30 14:55 조회 2,56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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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문화재단은 ‘ 완주생강전통농업시스템 ’ 이 국가중요농업유산 제 13 호로 지정됨에 따라 지역 고유의 유무형 농업자원의 기록을 지닌 생강농부의 자원화를 위한 예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

‘2020 예술농부 ’ 사업을 통해 음악 , 무용 , 시각예술 분야 등의 6 명의 예술인이 ‘ 생강농부 ’ 의 삶을 예술 콘텐츠로 담아내는 것이다 . 봉동 쌍정마을과 낙정마을에 사는 두 농가가 그 주인공들이다 . 이 땅의 농부들을 위한 경의 생강 .

이지희 이태영, 조명자 농부 한지에 수묵 75x115cm 2020
이지희 이태영, 조명자 농부 한지에 수묵 75x115cm 2020

생강은 우리의 체온 1 도를 올려주는 고마운 작물이다 . ‘ 생강 ’ 이라는 단어만 보아도 코끝을 스치는 알싸한 향기와 영롱한 노란빛이 그려진다 . 생강이 지닌 따뜻함 , 그리고 퍼져나가는 노란빛 향기로 농부의 삶을 빚어내고자 한다 . 나는 한국 춤을 추고 짓는 무용수이다 .

낙정마을 농가의 이태영 , 조명자 농부님들의 삶을 이지희 작가님의 그림과 오정균 작가님의 음악 그리고 나의 춤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시골 작은 마을 농부의 손녀로 태어난 나는 갓난쟁이 때부터 중학교 3 학년 때까지 시골마을에서 자랐다 .

할머니 , 할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일손을 도우며 농사의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 고된 농사 일 때문에 구부러진 허리와 손가락 , 검게 그을린 피부 , 그리고 항상 푹 젖어 있는 옷을 보며 농부의 삶을 감히 짐작하곤 하였다 .

낙정마을을 방문해 이태영 , 조명자 농부님들을 뵙고 나의 할머니 , 할아버지의 모습을 단번에 떠올랐다 . 농부이기 이전에 지극히 평범한 할머니 ,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 생강 밭으로 자리를 옮겨 봉동생강의 일대기를 들을 수 있었다 .

모양 , 씨 , 잎 , 흙 , 향기 , 수확 등 생강이 심어지고 다시 자라나는 과정과 효능에 대해 핏대를 세워가며 설명해주셨다 . 이태영 농부님의 목소리에서 생강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

또한 생강 재배에 그치지 않고 생강 그리고 생강으로 만든 식품을 납품하는 데에 있어 굉장한 열정을 지니고 계셨다 . 하지만 그 모습도 잠시 , 고된 농사일에 지쳐보이던 조명자 농부님께 “ 이렇게 힘드신데 왜 아직도 농사를 지으세요 ?” 라고 여쭈었다 . “ 아휴 , 나도 안하고 싶어 .

근데 힘들어도 해야지 어쩌겠어 .” 명료하진 않지만 명료한 답이 되어 돌아왔다 . 바로 몇 주 전에도 나는 우리 할머니께 같은 질문을 했고 비슷한 답을 들었다 . 나는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 그들에게 농사는 무엇일까 , 그들의 삶은 무엇일까 .

어쩌면 농사는 직업이고 일이기 이전에 삶을 마주할 수 있는 터전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밭에 뿌리를 내리고 풍파를 견디어 열매를 맺는 일이 농부들의 , 또는 우리들의 삶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

굳은 일을 견뎌내어 더욱 단단하게 자라나는 작물의 모습 또는 우리들의 모습이 마치 농부의 삶과 같다고 생각한다 . 때론 억척같이 느껴지고 때로 고집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이 그들이 밭을 지켜낸 방식이자 그들이 삶을 대하는 방식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

한 평생을 농사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농부의 삶 , 그리고 그들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노동의 값진 의미를 내가 하고 있는 예술 , 춤으로서 담아내려고 한다 . 농부들의 삶의 터전인 밭 . 밭이라는 땅에서부터 시작되는 탄생과 죽음 또는 씨앗이 작물이 되고 수확되는 순환이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

땅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노동의 값진 가치와 끈임없이 순환되는 농부의 삶을 우리의 삶에 빗대어 무용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 생강농부 이태영 , 조명자 농부님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은 생강이라고 생각한다 .

무언가 강력하고 따뜻한 기운으로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의 삶이 생강농부의 삶에 스며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예술농부 프로젝트를 꾸리고 싶다 .

오랜 세월 땅을 일구며 , 농업의 가치를 몸소 실천해 온 낙정마을의 이태영 , 조명자 농부님들 , 그리고 이 땅의 농부들을 위한 경의를 춤으로 지어 생강향처럼 널리 전하고 싶다 . /홍도은은 = 우리나라 고유의 한국적인 것과 움직임 활동에 중점을 두고 예술활동을 한다 .

예술이 지닌 , 춤이 지닌 가치로움으로 세상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예술가로 머물고 싶다 .

△ 전 ) 제주도립무용단 상임단원 , 현 ) 청담무용학원 부원장 , 현 ) 평양검무 전승무용단원 , 현 )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 1 호 평양검무 전수자 , 현 ) 한국전통춤협회 평안남도지부 회원 , 현 ) 한국춤 역사위원회 이사 △ 2020.6 월 ~ 현재 양대초등학교 국악 강사 , 2020 년 8 월 ~ 현재 매홀초등학교 타악 ( 난타 ) 강사 △ 2020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지원 < 예술창작지원 _ 창작활동지원 > 선정작 ‘ 버티고 : VERTIGO’ 안무 및 기획 , 2020 강원문화재단 예술지원 < 무용 > 분야 선정작 [ 가죽가방의 소녀 ] 출연 , 2020.

9 충무로단편영화제 [ 가죽가방의 소녀 ] 본선진출 작 출연 등 농부의 두 손에서 시작되는 예술같은 생강의 삶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 끝자락에 다다를 때쯤 완주에서 한 달 살기 참여 예술인으로 작업하던 어느 날 , 완주 순지마을에 위치한 가정집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

그 집엔 넓은 마당과 텃밭이 있었는데 그중 특별한 화분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 그때 어머님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신 그 화분은 ‘ 생강화분 ’ 이였습니다 .

생강의 본 고장 완주에서 본 생강화분은 그렇게 제 머릿속에 깊숙이 들어왔고 운명의 타이밍처럼 봉동 낙정마을의 어느 생강농가 부부와 함께 예술농부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일생을 생강농업으로 살아오신 낙정마을의 이태영 , 조명자 농부님과 예술농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농가에 방문한 첫날 , 조금은 쌀쌀한 가을의 날씨였고 그곳에는 생강의 향이 가득했습니다 . 얕게 퍼지는 향을 쫓아 생강 밭으로 들어갔을 땐 더욱 깊은 향에 매료되었습니다 . 그 밭에서 피어오르는 향기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았습니다 .

생강의 잎에서 나는 향 , 생강에서 나는 향 , 그리고 생강이 묻어 있던 흙에서 나는 향까지 모두 잊을 수 없었습니다 . 농부의 두 손에서 시작된 생강은 땅속에서 끊임없이 파생되어 자라나는 과정을 지나고 우리의 식탁까지 오는 것입니다 .

봉동의 토종 생강이 수확되는 그 날까지도 농부님의 두 손에서는 또 하나의 주름이 늘었습니다 . 봉동의 첫 서리가 내리기 바로 전 , 농부님께서는 한 해 동안 공들인 생강을 수확합니다 . 올해 생강을 수확하는 날 저는 농가에 찾아 생강을 수확하는 체험을 했습니다 .

직접 경험해보고 눈으로 본 생강은 농부님의 전부였습니다 . 그분들의 손으로 완성된 작품은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것과 무척 닮아있었습니다 . 예술가의 손끝으로 작품이 완성하는 삶 , 농부의 손끝에서 파생되는 생강이 수확되는 삶은 하나의 작품이 탄생되기까지 쏟아 붓는 열정과 땀이 같습니다 .

전혀 다르게 볼 수 없는 이 두 직종의 삶을 돌아 볼 수 있는 저의 새로운 시선을 발견하게 되었고 , 결국 이태영 , 조명자님과 저 모두 예술을 하고 농업을 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

현재 예술농부를 진행하며 가장 아쉬운 점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Covid19 로 인해 농부님과의 만남이 제한적이고 그로인해 두 눈을 보며 그분들의 삶을 더욱 자세히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고 아쉬울 뿐입니다 .

도시생활에 익숙한 저에게 생강 농업의 현장 , 생강 농부의 삶을 체험하고 그것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로부터 벗어나 이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항상 친절하게 딸처럼 반겨주셨던 이태영 , 조명자 농부님과 자주 소통하고 지낼 수 있길 바래봅니다 .

/이지희는 = 자신의 정서를 바탕으로 눈앞에 펼쳐진 현재와 과거 어느 순간의 일상이 떠오르는 감성 활동을 콜라주 (collage)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

무의식 속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난 기억을 바탕으로 현재의 시선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사고와 활동 중간의 관계하는 시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

△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박사 과정 ,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국화과 석사 , 북경 중앙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 개인전 _2019 煥 , 希 도스 기획공모전 (DOS Gallery, seoul), 2018 All the flowing things – LEE JI HEE(A1 gallery, Seoul) 등 다수 △ 그룹전 _ 2020 Covid19 Art Donation ( 온라인전시 , 켈리온 레드바이브 ), 2020 경화수월 鏡花水月 - 3 인전 (Raw Gallery, Paju) 등 70 회 다수 참여 천년의 향기 쌀쌀했지만 햇살이 쨍했다 .

이파리만 스쳐도 향긋했던 그 녀석들이 오늘 땅위로 나오는 날이다 . 그 사람은 ‘ 흙속의 향기 ’ 들이 온전한 자태를 드러낼 수 있도록 캐내고 캐어냈다 . 그 손에 가득한 ‘ 그 향기 ’ 는 천년 전 그날도 2020 년 그 날도 똑같은 것이다 . 나는 완주에 살고 있는 음악가다 .

노래도 몇 곡 내고 이리저리 완주를 쏘다니며 살아가고 있다 .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 생강 ’ 그것에 대한 음악을 만들고 있다 . 천여 년 전부터 봉동의 생강은 유명하여 임금에게 진상하는 용도 , 혹은 임금의 하사품으로 사용되었다 한다 .

농부님이 꺾어준 한줄기 이파리를 가지고 집에 왔을 때 그 ‘ 향기 ’ 는 내 집안에서 향기로웠다 . 나에게 그 날은 ‘ 천년의 향기 ’ 라는 말로 남아있었고 그 말은 나의 입으로 , 나의 기타로 소리가 되어서 이 세상에 다시 나왔다 .

그 노래는 불러지고 연주되어 공기를 울리고 진동하여 또 다른 이의 마음으로 전해질 것이다 .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누군가의 영감을 자극할 수 있다면 … . 사람들이 하는 일은 대체로 비슷하다 . 제 때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결과를 볼 수 없는 법이다 .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해왔기 때문에 쌀쌀했지만 햇살이 쨍했던 그 날의 ‘ 흙속의 향기 ’ 를 캐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 사람들은 결과에 집중한다 . 그러나 나는 , 우리는 과정에도 집중하는 사람들이다 . 농부와 나 ,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

과정이 없는 결과를 믿지 않는 사람들 .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 예술농부 ’ 이다 . 나에게 2020 년은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참으로 변화가 많은 해였다 .

그만한 변화에도 이리 휘청대는 내가 천년을 이어온 농부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기록을 남겨 놓는 것이 중요한 일이니 이태영 , 조명자 농부님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글을 마무리 한다 .

오정균은 = Singer/Songwriter, Music & Film 레코딩 , 믹싱 , 마스터링 엔지니어 , 작곡가 , 음악 프로듀서 , 디제이 , 음악 연주가 ( 기타 , 신디사이저 ), 컴퓨터 음악 , 어쿠스틱 / 일렉트릭 기타 , 우쿨렐레 , 락밴드 , 신디사이저 교육 , 2019 년 2 월 싱글 “How Are You Doing?” 발매 후 싱어송라이터 활동중 .

△ 2020 완주문화재단 ‘ 예술로 방콕 , 예술로완주 ’ 사업 선정 및 콘텐츠 참가 , 2020 누에 ‘ 포트락 콘서트 ’ 비대면 콘텐츠 참가 , 2020 누에 ‘ 호버링 콘서트 ’ 비대면 콘텐츠 참가 △ 빅 베이비 드라이버 , 김목인 , 드라마 ‘ 상속자들 ’ 사운드트랙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 영화 ‘ 쏜다 ’ 사운드트랙 , 뎁 , 이지형 , 뉴튼 등 다수 뮤지션 및 사운드트랙 작업

현장 사진

이 땅의 농부들을 위한 경의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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