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예술농부 휴먼 아카데미 3일의 기록 완주문화재단이 2017 년부터 추진해온 ‘ 예술농부 ’ 사업은 오랜 세월 땅을 일구며 농업의 가치를 몸소 실천해 온 이 땅의 농부들을 향한 오마주다 . 농부와 예술가의 만남을 통해 자연과 사람의 조화 , 지혜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노래한다 .
농부들이 한 해 동안 돌본 작물을 거둬들이는 추수의 계절에 올해 예술농부도 결실을 함께 나누는 자리인 ‘ 예술농부 휴먼 아카데미 ’ 를 마련했다 . 아카데미는 10 월 26 일부터 11 월 2 일까지 매주 토요일 삼례문화예술촌 ‘ 시어터 애니 ’ 에서 모두 3 차례에 걸쳐 펼쳐졌다 .
■ 이서 대문안 마을에 사는 국화옥 농부 10 월 19 일 오후 3 시 ‘ 예술농부 휴먼 아카데미 ’ 첫 번째 주인공으로 이서 대문안 마을에 사는 국화옥 농부가 무대에 올랐다 . 43 년생 , 익산시 왕궁면에서 출생해 이서면으로 시집왔고 , 농사경력은 50 여년이다 .
웬만한 직장도 은퇴라는 것이 있는데 국화옥 농부의 농사일은 시작과 끝이라는 것이 무의미하다 . 삶과 일이 모두 땅과 함께 흘러갔다 . 그이의 삶을 기록한 참여 예술인은 쌤스튜디오 ( 강성범 , 김혜지 , 배형주 ) 와 배영은 작가다 . 휴먼아카데미 콘서트.
왼쪽부터 예술농부 기록팀 참여작가 윤혜진, 배형주, 배영은, 국화옥, 강성범, 김혜지, 박성현 쌤스튜디오의 작품이 먼저 상영됐다 . 음악과 영상이 천천히 흘러나온다 . 처마 밑으로 스며드는 햇살처럼 멜로디언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국화옥 농부의 앙 다문 입술 , 눈가의 주름이 화면에 가득 찬다 .
강성범 작가는 “ 영상은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촬영했고 뮤직비디오 적인 표현도 있다 . 할머니가 작물을 키우고 그것이 유통이 되고 소비자들의 식탁으로 가는 과정을 생각하면서 영상과 음악으로 만들어 보았다 ” 고 말했다 . 이와 함께 배영은 작가가 작사 · 작곡한 곡이 연주됐다 .
국악기와 양악기의 조화 속에 고운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소리꾼이 노래한다 . “ 꽃이 피었네 . 아낌없이 피는 꽃 ” ‘ 흙의 노래 ’ 는 그야말로 국화옥 농부에게 헌정하는 노래다 . 배영은 작가는 할머니의 이름 중에 꽃 화 花 가 계속 맴돌았다고 한다 .
할머니가 꽃처럼 아름답게 표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악기 구성이 하나씩 늘어나서 처음에 구상했던 곡보다 풍성해진 지금의 곡이 탄생했다 . 관객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국화옥 농부의 가족들은 울먹이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그는 “ 어렸을 때 사람들이 부모님 뭐 하시냐 물어볼 때 농부라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 . 지금의 모습을 보니까 , 그때 부모님의 삶이 결국 제가 살아가는 목표이자 기준이 되는 것 같다 . 제가 할 수 없는 것들을 예술 하시는 분들이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 고 말했다 .
■ 대둔산 산골 홍학기 농부와 오작가들 10 월 26 일 열린 예술농부 휴먼 아카데미 두 번째 시간은 홍학기 농부가 주인공이었다 . 홍학기 농부는 운주면 대둔산 산골을 터전으로 14 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자연인이다 . ‘ 태평농법 ’ 을 설파하며 마을에서는 못하는 것이 없는 동네박사로 통한다 .
인간을 위한 농사가 아닌 땅과 자연을 위한 농사로 먹고 살며 그저 건강하게 , 욕심 부리지 않고 사는 것이 그의 철학 . 접점이라고는 없을 것 같던 홍학기 농부와 오정균 · 오태풍 작가 세 사람은 예술농부를 통해 인연을 맺고 서로의 시간에 , 관계에 스며들었다 . 휴먼아카데미 콘서트.
왼쪽부터 예술농부 기록팀 참여작가 윤혜진, 오정균, 홍학기, 오태풍, 박성현 이날 자리에서 오태풍 작가는 다큐멘터리 < 몽 ㄴ > 를 선보였다 . 오 작가의 영상 속 홍학기 농부의 정직한 말과 삶은 깊은 울림을 준다 .
‘ 건강한 먹거리가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지 ’, ‘ 화학농법 때문에 땅이 다 죽어 . 땅을 살리는 방법을 공부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 ’, ‘ 욕심을 버리는 게 굉장히 어려운거야 ’ 등 무게감 있는 말들을 던진다 .
오 작가는 “ 농부님과 대화하면서 제 자신에게 계속해서 질문하는 과정 중에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충돌했다 . 결국 농부님의 마지막 한 마디에 나는 쓸데없는 고집과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고 말했다 .
자칭 본격귀촌뮤지션 오정균 작가는 홍학기 농부를 위한 헌정주제가 < 미스터 홍 인 더 마운틴 > 을 발표하며 타악연주가 박인열 작가와 협업 무대를 꾸며 큰 호응을 얻었다 . 11 월 5 일 정식음원이 발매돼 각종 음원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있다 . 홍학기 농부는 “ 저는 예술은 0 점이다 .
그래도 맨날 집에 틀어놓을 거다 . 지나가면서 다들 들으라고 !” 라며 “ 얘기도 나누고 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동화되는 부분이 있다 .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다 편하다 ” 며 웃었다 .
■ 자립농을 꿈꾸는 고산면의 이종란 농부 11 월 2 일에는 마지막 주인공인 고산면에 사는 이종란 농부가 무대에 올랐다 . “ 엄청나게 번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애 .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 김선교 작가의 영상 < 한 알의 밀알이 죽으면 > 은 이종란 농부의 고민으로 시작한다 .
젊은 이종란은 무엇이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고민했다 . 그 물음 끝에서 그녀는 ‘ 농사 ’ 라는 답을 찾았다 . 그렇게 돌아온 농촌을 그녀는 18 년 동안 지켜왔다 . 휴먼아카데미 콘서트. 예술농부 기록팀 참여작가 윤혜진, 박인열, 이종란, 김선교.
“ 이번 생에는 자급의 토종종자농사를 열정을 가지고 하겠다 .” 이종란 농부가 꿈꾸는 농사는 ‘ 자립농 ’ 이다 . 그녀는 농민이 외부 자본에 손 벌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그녀는 농약이나 비료가 아니라 농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농사지을 때 , 농민도 자연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자급농법은 힘들지만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 “ 실패할 수 없는 이유는 내가 죽을 때까지 이렇게 할꺼니까 .” 라고 말이다 . 박인열 작가는 종란이라는 이름과 그녀의 삶을 연결시켰다 . 그는 타악기를 활용해 < 종란 ( 鐘蘭 ) 새벽난초 > 라는 곡을 발표했다 .
박인열 작가는 공연서두에서 이 곡은 이종란 농부의 밭을 돌아보며 즉흥적으로 탄생한 음악이라고 밝혔다 . 실제 이종란 농부의 밭에서 들리는 소의 울음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녹음된 배경소리로 깔리며 음악은 시작됐다 .
배경소리와 어우러진 타악기들의 부드러운 울림은 청중들에게 당시의 서정적인 상황을 전달하였다 . 한편 올해로 3 년차를 맞은 ‘ 예술농부 ’ 는 올해 연계 사업 발굴을 통해 로컬푸드 ( 농업 또는 농부 ) 와 예술의 이색적인 조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
앞서 로컬푸드 사회적모델 최우수 사례에 선정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수상을 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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