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있는 이달의 책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 키아라 메잘라마 글 | 레자 달반드 그림 | 이세진 옮김 | 다그림책(키다리) 가끔 책방에 들어왔다가 “잘 모르겠다”며 돌아서는 손님이 있다. 특정 주제의 책이 있는지 물었다가 몇 권 찾아드리면 관심을 보이는 듯 유심히 살핀다.
좀 신이 나서 다른 책을 더 권할라치면 웬걸 벌써 돌아서 있다. 몸을 오므리고 문을 빠져나가며 남기는 말, “잘 모르겠어요. 저는 잘 몰라서요.” 그리고 문을 나갈 때 와 확연히 다른 속도로 사라진다. 권하려던 책을 들고 어정쩡하게 인사도 제대로 못한 채 멍하니 문만 바라본다. ‘모른다는 것을 몰랐나?
모른다니 권했는데 취향이 아니었나? 찾던 책이 아니라 는 말을 돌려 표현한 건가? 아니지, 모르니까 물어봤겠지. 그나마 모른다는 사실을 안 게 어디인가.’ 숨 한 번 내쉬고 책을 정리한다.
그에게는 아마도 책을 물었다가 비로소 모른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체험일 것이며, 나에게는 묻는 대로 책을 권했다가는 고객이 내뺄 수 있다는 것과 유사한 상황에서 나를 다스리는 노하우를 하나 더 쌓는 체험이 되기도 한다. 책 제목이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인데 ‘찾는 중’이라고 말한 이유가 무엇일까.
주인공의 경험은 아마도 아이들이, 혹은 모든 사람들이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상황일 수 있다. 세상은 대부분 둘 중 어디냐며 다그치고, 둘 중 명확히 할라치면 정답이 아니라고 닦달한다. 하지만 조금만 천천히 생각해보면 둘로 명확히 나뉘는 세상 이치는 거의 없다.
아마도 ‘찾는 중’이라는 표현은 ‘조금씩, 점점 알아지는’이라는 의미를 포함하지 않았을까. 안다, 모른다, 좋다, 싫다 등 생각의 기초가 없다가 어떤 상황에 맞닥뜨려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 그에 반응하는 자신을 체험하는 상태를 ‘찾는 중’이라고 말한 듯 하다.
돌이켜보면 별스러울 것도 없는 고객과의 상황에서도 어떤 것을 찾게 되니 말이다. ‘찾는 중’. 멋진 말이다. 주인공은 조금씩 찾아간다. 어쩌지 못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늘 일어나지만 어떻게 넘을지는 각자의 선택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찾는 중’이라는 생각으로 찬찬히 보며 상황을 넘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를 계기로 자신이 전과는 어딘가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과 희열이 있을 것이다. 나 만 느끼는 것일지라도 상관없다. 말해봤자 상대방은 알아듣지 못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간혹 덤처럼 어딘가 달라 보이는 나를 알아주는 밝은 눈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인공처럼 말이다. [정보] 감나무책방 주소_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고산면 남봉로 134 문의_ 063-262-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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