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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1.04.12

사람의 노래

6. 화산 사람들의 봄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1.04.12 15:47 조회 2,54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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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함께한 악기 칼림바  모차르트 '봄의 동경' 같은 화산 앞뒤로 차와 건물 , 사람이 빽빽한 강남에서 , 집나온 닭과 고라니가 우는 화산으로 이사를 온다고 내게 갑자기 여유시간이 주어지는건 아니었다 .

다만 , 한가지 확실한것은 아곳에서 발걸음을 옮기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곳마다 계절이 보여주는 광경에 하루에 몇번씩 상념을 들추어내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주어진다는것이고 , 이 시간은 나에게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특전을 선사한다 .

김민경 사진
김민경 사진

지난 가을 화산중학교 옆으로 줄이은 은행나무가 만들어놓은 샛노란 낙엽은 마치 푹신한 스펀지처럼 몇 주동안이나 쌓이고 쌓여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냈다 .

세상이 하얗게 변하던 겨울이 지나 봄이오자 , 화산중학교 건너편 강옆의 길에는 나는 존재조차 몰랐던 벚나무들이 정신이 몽롱할 정도로 만개를 하였다 .

머리위론 연분홍의 벚꽃과 목련이 , 발 닿는 곳에는 패랭이꽃 , 수선화 등 이름조차 모르는 꽃들이 널려있고 , 만나뵙는 주민들마다 서로 사진첩의 꽃사진을 보여주고 감탄을 주고 받고 , 혹시 번지는 꽃인지 , 조금 캐와도 되는지를 묻는것을 화산의 봄인사로 배우고 있다 .

은행나무의 짙은 노란색에서 벚꽃의 연분홍으로 넘어오는 곁을 지키며 ‘ 춘하추동 ’ 이라는 화두가 내 머리 속을 맴돈다 . 말한마디 없이 지치지도 않는 자연은 반복적 ‘ 모든것은 때가 있다 ’ 고 알려주고 있었다 .

우리의 생명 속에 봄과 여름을 즐기고 , 가을을 누릴 수 있기를 응원해주며 , 겨울이 오기전에 준비를 하라고 , ‘ 춘하추동 ’, ‘ 생로병사 ’ 모두 너의 이야기라고 끊임없이 알려주는 자연의 뜻을 이제서야 아주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 화산의 봄은 꽃으로만 오는것이 아니다 .

인생의 봄을 시작하여 살아내고 있는 어린이들이 부르는 작지만 음색이 매력적인 , 확실한 멜로디가 없는 듯하지만 듣기 좋은 봄노래를 통해서도 봄이 온다 .

아이들은 가만히 눈만 바라봐도 , 목적없이 뛰고 웃는 환한 표정만으로도 모차르트 봄의 동경 (Sehnsucht nach dem Frühling) 의 선율처럼 간결하며 가볍고 아름답다 . 화산에는 이 봄노래를 듣고싶은 싶은 키가 큰 어른들이 있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묵묵히 제자리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화산지역아동센터에서는 ‘ 축구교실 ’ 로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채워주고 , 빨래터에서 진행하는 ‘ 마을학교 ’ 에서는 원데이클래스를 열어 재밌는 만들기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 동시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통해 ‘ 화산소리 ’ 라는 칼림바 앙상블로 함께 노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그리고 , 재능기부와 학부모들의 봉사로 마련되는 ‘ 빛의 학교 ’ 에서는 명사특강과 학업의 길잡이 역할을 자처한다 .

이 작은 면에 봄노래를 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있고 , 그들이 언제든지 노래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어른들이 함께 봄을 맞이하는것 자체가 잔잔하지만 내실있는 축복이라고 느껴지며 백조처럼 쉼없이 움직이는 발걸음에도 화산주민이라 누리는 질적인 여유로움에 감사한 마음 또한 넘친다 .

초가을쯤 온 듯한 나의 인생에서 보지못하던 다른이의 봄을 보고 , 나보다 먼저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있던 다른 어른들을 보고 배우는것은 ‘ 춘하추동 ’ 의 화두가 늦가을을 준비하는 내게 준 또 하나의 선물인듯하다 . /김민경(완주문화재단 한달살기 작곡가)

현장 사진

6. 화산 사람들의 봄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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