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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0.05.12

로컬푸드 食이야기

⑮ 얼음동동 식혜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0.05.12 14:52 조회 2,58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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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움농산 식혜는 보리로 직접 싹을 틔워서 엿기름을 만들어 사용한다. 싹을 틔우는 과정에는 매일 씻어주면서 깨끗하게 말리고 관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직접 농사지은 재료 아낌없이 이제 곧 얼음동동 식혜의 계절 식혜는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로 소화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 남녀노소 호불호가 별로 없는 음식이다 . 대중적 인기에 비해 만드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복잡해서 명절이 아니면 좀처럼 우리 식탁에 오르내리지 않던 음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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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기업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캔음료로 런칭하면서 평소에도 우리의 일상에서 꽤 흔해졌다 . 전통음식을 대기업에서 유통하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좋은 점도 있지만 , 효율화를 위해 제조 공정이나 재료가 변형되면서 고유의 맛과 특색을 잃기도 한다 .

엿기름과 곡물의 당분으로 소화효소가 많은 음료였던 식혜가 설탕이 가득한 음료수로 오해받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 로컬푸드에서 구입한 조움농산의 얼음동동 식혜는 공장에서 만든 제품의 가벼운 단맛이 아닌 , 부드럽고 구수한 단맛이 일품이었다 .

식품 제조 공장을 취재하면서 매번 공장에서 만든 것 같지 않은 제품을 찾는 것은 어찌보면 모순인데 , 원칙을 고수하며 만드는 수제 음식이 건강한 먹거리라는 기준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

생산자에게는 힘든 요구를 하는 이기적인 소비자일 수 있겠지만 미안한 마음을 대신해 그들이 만드는 음식을 집어드는 것으로 그들을 응원한다 . 각설하고 , 집에서 먹던 맛 그대로 , 담백하면서도 친근한 단맛을 내는 식혜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

조움농산을 찾아가 어떤 원칙들로 만들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 송광사 옆에 자리한 조움농산을 찾아간 날에는 엿기름 물에 고두밥을 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 약 40 시간이 걸리는 식혜의 제조 과정 중 중간 단계에 속한다 .

발효식품의 특성상 외부 물질의 침입이 조심스러워 내부를 자세히 취재할 수는 없었지만 한눈에 봐도 깨끗하게 만들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조움농산의 최경아 대표는 평범한 주부로 아이들을 키우며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

봉동이 고향인지라 어렸을 때부터 쌀 , 콩 , 생강 등 우리 먹거리와 친근했다 . 주부로 생활하면서 엿기름을 직접 만들어 식혜를 만들기도 했고 , 생강을 달여 수정과를 만드는 비법도 알고 있었다 .

음식 맛은 집집마다 비결이 다르니 내가 최고라고 자신할 수 없었지만 , 어렸을 때 집에서 보고 자란대로 재료를 아끼지 않고 건강하게 만들 자신이 있었다 . 2014 년 조움농산을 설립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 그 전부터 지리산이나 진도 , 괴산 등을 다니면서 전통 발효식품을 배웠다 .

“ 장 사업은 누구나 쉽게 시작하지만 몇 년 동안 묵혀두면서 투자해야 하는 일이라 쉽지 않아요 .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10 년 동안 배우러 다니면서 나만의 장맛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 이제야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어요 . ” 조움농산의 주력상품인 된장과 간장이 익어가는 장독대.

조움농산의 주력 상품은 된장 , 간장 등 전통장류다 . 지난 10 년은 나만의 장맛을 찾기 위한 시간으로 이 시간을 버티기 위해 다른 수익원이 필요했다 . 직접 농사짓고 만드는 재료들로 엿기름 , 미숫가루 , 식혜 , 수정과 , 볶은 서리태 등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조움농산의 대표상품이 됐다 .

“ 보리로 직접 싹을 틔워서 엿기름을 만들어 사용해요 . 싹을 틔우는 과정에는 매일 씻어주면서 깨끗하게 말리고 관리하죠 .

우리 얼음동동 식혜는 직접 만든 엿기름을 아낌없이 넣고 , 쌀도 많이 넣어서 오래 삭히니까 ( 당화과정 )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도 단맛을 충분히 낼 수 있어요 .” 정제설탕의 단맛과 천연 재료의 단맛은 분명 차이가 있다 .

단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상식으로 인해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단맛을 기피하지만 , 정작 달지 않은 음식은 맛이 없다고 생각한다 . 결국 맛의 기준은 생산자의 의지와 선택에 달렸다 . 어려운 선택이지만 이 과정을 잘 통과하면 자기만의 비법이 생기기도 한다 .

오랜 시간을 거쳐 천연재료 자체에서 갖고 있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식혜는 목넘김이 특히 부드럽다 . 보통 갈증이 나서 음료수를 마시면 더 갈증을 느끼기도 하는데 , 이는 정제당과 각종 첨가물이 잔뜩 들어가 있어 , 혀를 자극하고 몸에 바로 흡수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최경아씨는 “ 안 달아서 맛있어요 . 집에서 먹던 맛이랑 같아요 .” 라고 말해주는 소비자를 만나면 자신의 이런 노력과 과정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 더욱 반갑다고 말한다 . 조움농산의 제품들을 들고 웃는 최경아 대표 부부. “ 발효되는 과정을 보는 게 재밌어요 .

겨울에는 집에 안 가고 계속 이곳에서 자면서 새벽에도 변화를 보고 있어요 .

어떤 비율로 해야 더 효율적이면서도 맛을 낼까 끊임없이 보고 있는데 , 요즘에도 계속 발견하는 게 있어서 재밌어요 ”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게 재밌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하는 최경아씨는 현재 전북대학교 생명자원융합학과 4 학년에 재학중이다 .

전국으로 다니면서 실습하면서 배웠지만 이론적으로도 더 많이 알기 위해 직접 입학했다 . 새벽 6 시부터 저녁 7 시까지 매일 고된 일과가 반복되지만 배우는 과정이 재밌지 않았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

haccp 시설 구축 , 음식디미방 작업 등 올해도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매 순간이 즐겁다는 최경아씨를 보면서 ‘ 시도와 물음 , 그것이 나의 모든 행로였다 .’ 라고 한 니체의 말이 생각났다 . 시도하는 자는 질문을 하고 , 질문하는 자는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한다 .

답을 찾을 때까지 시도하는 사람은 그 과정 만으로 이미 즐겁다 . 시도가 곧 그의 행로 , 삶이 되어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 식스토리는 식품을 다루지만 취재를 마치고 집에 오면 제품보다 그 사람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

만드는 이의 마음은 늘 음식에 깃드는데 , 오랜 시간 발효를 거치는 음식이라면 더더욱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할 것이다 .

올 여름 얼음 동동 식혜와 수정과를 마실 때마다 나는 더 좋은 맛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늘도 쉬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움직이고 있을 최경아 대표님이 생각날 것 같다 .

그리고 음료를 마시는 내내 그녀의 건강한 에너지를 떠올리며 나는 내 삶에서 어떤 시도와 물음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을 것이다 .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상점, 율소리에를 열었다) [관련 정보] 얼음동동 식혜 500ml 2500 원 , 1l 5000 원 얼음동동 수정과 500ml 2500 원 , 1l 5000 원 구입처 : 완주 로컬푸드 매장 문의 : 010-3062-3638

현장 사진

⑮ 얼음동동 식혜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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