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 추수의 계절입니다 . 들녘에는 올 한 해 동안 정성 들여 키워 온 곡식들을 수확하고 그 자리에 겨울을 나야 하는 양파와 마늘을 심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 농사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기후변화로 인해 병충해의 피해와 자연재해가 매년 조금씩 늘어가고 있어 수확량이 예년과 달라 농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 수확의 기쁨보다는 한탄의 소리가 더 들려오고 있습니다 . 베짱이도 여름 동안 웃고 놀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추운 겨울을 나야하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 .
항상 그렇듯이 부지런한 개미와 비교의 대상입니다 . 얼마나 겨울 준비를 차분히 해 왔는지가 판가름 나는 시기입니다 .
모든 것이 그렇듯이 하루아침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은 없는 것이 세상 이치인데 , 마치 그동안 애써 준비하고 실행에 옮겼던 제도나 정책을 하루 아침에 바꾸어 성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요즘 눈에 많이 띄고 있습니다 . 오늘은 아침 방송에 마라톤 이야기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니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고 , 마라톤 대회도 많은 계절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대개 마라톤 경기를 사람의 인생에 빗대어 이야기합니다 . 천천히 꾸준하게 자기 속도를 만들어 달리는 경기이기에 그런가 봅니다 .
자기 페이스를 잘 만들어가야 완주할 수 있습니다 . 하물며 지역의 일이라는 것은 장기 레이스보다 훨씬 긴 안목과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야 겨우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10 여 년 전에 계획하고 여기에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면서 만들어 왔다고 봅니다 .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기 속도에 맞추어 더디고 느리지만 흘러와서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
거기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 힘 있는 자나 없는 자나 똑같이 애써서 만들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여기저기 우리의 모습을 보러 다녀갔고 , 전국에 좋은 사례를 만들었기에 다른 곳에서도 실행에 옮기면서 우리 다음 모습에 기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자기의 이익이나 명성보다는 많은 사람에게 많지는 않지만 혜택이 가도록 만들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 한 두 사람의 주장으로 만들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역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
이를 마치 개선 장군처럼 독주하려 하고 , 안하무인격으로 몇몇 사람들의 의견에 쏠려 흘러간다면 유종의 미는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 그것은 역사 속에서 이미 그런 선례를 남겼고 , 지금도 그런 모습에 사람들은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
베짱이 삶을 교훈으로 개미의 지혜를 배우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이근석 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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