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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0.10.15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4

감을 영글어내는 계절에 감사하며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0.10.15 15:53 조회 4,87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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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을 영글어내는 계절에 감사하며 20 대 초반부터 나는 자연 속에서 삶의 자립을 높이는 생활을 꿈꾸곤 했다 . 몇 년 전 완주로 내려와 논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아파트를 월세로 얻을 수 있었다 . 당장에 먹거리 자급을 해내긴 어려운 상황이라 필요한 물건들을 스스로 만들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

조금이나마 매일 나오는 생활속 쓰레기와 반복되는 소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 매일 아침저녁으로 사용하는 화장품은 화학제품을 넣지 않고 오로지 천연재료를 이용해 만들어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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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로 토너를 만들고 , 술을 담고 남은 술지게미를 갈아 팩을 만들어 쓰며 , 세안에 필요한 클렌징폼 대신 식용오일과 천연비누로 세안을 하는 등 많은 것들이 실험을 통해 변화했다 . 더불어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초를 직접 채취해 식물성 계면활성제를 섞어 천연샴푸를 만들어 쓰고 있다 .

두피가 다른 피부에 비해 여리고 민감해 샴푸의 좋지 않은 성분들이 쉽게 몸으로 침투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더 이상 기존에 쓰던 샴푸를 우리집에 들이지 않기로 했다 . 천연샴푸의 장점은 머리 뿐 아니라 얼굴과 몸을 씻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

그래서 나는 ‘ 온비누 ( 직접 붙인 비누이름 )’ 로 온몸을 다 씻는다 . 그리고 우리집 반려견인 둥글이도 나와 같은 비누로 씻는다 . 주방세제로 써도 아주 좋다 . 마지막으로 휴지 자급이다 .

휴지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오는 나무 살리기 효과는 꽤나 적절했다 .( 면휴지 사용 시 우리나라 인구 기준 5,131,860 그루의 나무를 구할 수 있다 .) 그래서 요즘 우리집엔 휴지를 대체할 면휴지가 화장실 앞에 놓여있다 .

소창이라는 원단을 휴지 크기로 재단해서 박음질하니 뚝딱 20 장의 휴지가 완성되었다 . 쓰레기가 적게 나와서 좋고 , 표백제나 화학약품이 몸에 직접 닿지 않아 더 건강한 느낌이다 . 이따금 한번씩 구입해야하는 휴지 비용도 절약할 수 있으며 나아가 지구 살리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

최근에는 하루 한끼는 생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 우리 몸에 바른 먹거리가 깃들수록 주변 , 나아가 온 생태계가 건강해 질 수 있으며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자연과 사람의 밀접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 어느덧 밤 기온이 서늘해지며 계절의 시간에 힘입어 집 앞 감나무의 감들도 영글어 가고 있다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글쓴이 신미연 씨는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합니다.

현장 사진

감을 영글어내는 계절에 감사하며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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