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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2.08.16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26

진득찰 이야기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2.08.16 10:40 조회 4,4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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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득찰 이야기 하루에 매일같이 관찰하는 것이 집앞을 나서면 보이는 짙푸른 녹색의 풀이다 . 집앞 마당에서부터 텃밭을 가득 채운 모습까지 조금만 틈이 있다 싶으면 자리를 꿰차고 올라오는 수십종의 들풀들 .

게다가 올해는 농사보다는 경제적인 활동을 위해 바깥생활에 초점이 맞추어 지다보니 못보던 풀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 진득찰 , 번행초 , 깨풀 ... 분명히 땅속에서 오랜기간 행적을 감추고 있다가 나올만한 시기를 보아 내가 일하러 간 사이를 틈타 올라온 듯 하다 .

진득찰이야기
진득찰이야기

나는 이렇게 만난 풀도 인연이라고 이름 한번 특이한 진득찰에 대해 찾아보았다 . 진득찰은 풀 전체에 끈적끈적한 선모가 있어 찰싹 달라붙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진흙처럼 진득함과 끈기있고 차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특히 고혈압에 단방약초로 당뇨나 비만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진득찰에 있는 성분이 혈관을 이완시켜 심장 건강과 혈당의 수치를 낮추고 염증을 줄이는데 효능이 있다고 한다 .

인터넷에서는 이미 진득찰 추출물 , 진득찰 단백질이라고 불리우며 건강과 다이어트 식품으로 한껏 떠올라 있다 . 진득찰을 바라보니 풀 하나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과 느낌들이 스쳐 지나간다 .

그저 몸에 좋다고 인터넷에서 진득찰을 구입을 했다면 생김새도 모를 일이었을텐데 가공 되기 이전의 아니 , 지금 모습 그대로 나와 같은 곳에서 살아 숨 쉬는 이 생명을 보니 그저 싱그러운 푸르름만 간직하고 싶다 .

나는 잡초라 불리는 야생초 군단에 관심이 많아 종종 이것저것 찾아보곤 하는데 텃밭이야 말로 잡초가 살아가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한다 . 숲으로 우거진 곳에서는 일조량뿐만 아니라 키가 큰 나무나 관목 덩굴식물 사이에서 살아남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에 인간이 매년 밭을 가는 그 곳에 씨를 뿌리기 때문이다 .

오히려 밭을 갈면서 땅이 한번씩 드러날 때마다 공기층과 만나 번식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고 하니 같은 지구의 생명으로서 생존능력이 뛰어난 이들에게 오히려 이용당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하하 .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이 현상이 신비롭게 느껴지고 반가운 것일까 ?

이 시기쯤 마을에서 우리집을 찾으려면 숲에서 길을 찾듯 풀사이를 헤치고 들어와야 하나니 . 길가에는 호박 넝쿨이 여기저기 손을 뻗어있고 담벼락 대신 돼지감자와 피마자 어느새 사람 키보다 훌쩍 커버린 망초와 명아주가 가림막을 대신해주고 있다 .

풀을 관찰하는 것은 어떠한 식생과 환경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주변의 생명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 그리고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애정과 즐거움이 동반되는 것 같다 .

농사를 지으며 텃밭의 작물을 바라볼 뿐 아니라 작물 옆에 있는 수많은 종류의 풀 그리고 그 주변으로 셀 수없이 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데 이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거미줄처럼 세밀하게 엮여있는 인간의 삶과 무척이나 닮아 있다 .

오늘은 집앞을 나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익모초를 보았다 . 그 아래로 질경이와 저 너머로 토끼풀 군단도 보았다 . 한적한 시골에서도 막연한 외로움이나 심심할 틈이 없는 건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생명들이 주변에서 나와 눈을 마주치기 때문은 아닐까 .

내일은 또 어떤 풀을 만나게 될까 떠올리는 것으로도 설레이는 밤이다 .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 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현장 사진

진득찰 이야기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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