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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2.07.20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25

토종의 맛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2.07.20 14:24 조회 4,36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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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의 맛 올해는 토종씨앗 농사를 짓는 영농조합 ‘ 씨앗받는 농부 ’ 의 일원으로 곡성에 있는 ‘ 토종학교 ’ 에 다니고 있다 . 토종씨앗은 몇백년 몇천년동안 지구상에서 자연스럽게 이어받아온 씨앗으로 이 땅에 맞는 종자를 말한다 .

나라별 지역별 토양과 환경의 특색에 따라 달리 자라온 씨앗은 더욱더 다양하게 적응해왔다 . 처음에는 자연현상에 의해서 씨앗이 퍼졌겠지만 인류가 농사를 짓고 씨앗을 받아오기 시작한 때부터는 순수한 종자가 고정되고 또 이따금 육종되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의 끈이 맺어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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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때에는 씨앗을 받아서 이듬해에 심기보다 종묘상을 통해 씨앗을 구입하는 일이 흔하다 . 그래서 씨앗을 받는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 나는 간혹 사람들이 무슨 농사를 짓느냐고 물으면 씨앗 받는 농사를 짓는다고 답한다 .

그럴 때 씨앗을 받는 갈무리의 과정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 음식을 떠올리면 대게 농장에서 농사짓는 농부를 떠올리곤 하는데 음식의 시작인 씨앗을 심는 시기와 특징 , 갈무리하는 방법 등 씨앗의 세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

현재 다니고 있는 토종학교를 주최한 토종씨드림은 우리나라에서 일제강점기 이후로 잃어버린 수많은 씨앗들을 전국적으로 수집하여 기록하고 나눔해온 민간단체이다 .

나는 완주에 오기 전 토종씨드림에서 씨앗을 나눔받은 적이 있었는데 씨앗을 사고 팔지 않고 씨앗을 나누어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농사를 지으려면 씨앗이 있어야 하는데 한번 씨앗을 받고나면 평생토록 심을 수 있는 생명의 씨앗이 내손에 있다니 !

자급의 시작은 여기에 있었고 그 감동은 여전히 전해지고 있다 . 다행인지 인연인지 완주에 와서 씨앗받는농부를 만나 나도 씨앗을 심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펼쳐졌고 씨앗을 통해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의 끈이 형성되거나 지역에서의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

나는 토종씨앗을 심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성의 끝을 경험하고 있다 . 하나의 종은 여러의 갈래로 나뉘어 자연교잡으로 인해 또 다른 종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 우리의 주식인 쌀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쌀이 아니고 , 백미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

과거에 한반도에서 재배된 토종 벼는 1500 종에 달했다고 한다 . 현재는 모으고 모은 것이 350 여종에 이른다고 .

다양성의 끝은 어디일까 - 이 씨앗 그리고 저 씨앗 다양하게 심어보며 무궁무진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토종씨앗은 나의 놀이이자 밥상을 채우는 자급의 시작이며 덕분에 살아가는 생 ( 生 ) 이기도 하다 .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 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현장 사진

토종의 맛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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