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하는 풀놀이 생각이 많을 때 길을 투벅투벅 걷다가도 언젠가부터 어디서나 길을 걷는 재미와 즐거움을 찾았다 . 들풀의 이름과 생김새를 알게 된 이후로 발 밑의 작고 푸른 생명들이 꼭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
그 전까지는 그저 초록의 풀이었지만 들풀을 밥상에 올려 반찬으로 먹게 되면서 세상의 모든 풀에 대한 나의 관심은 날로 커져만 간다 . 콘크리트 틈새 사이로 피어난 생명력 강한 들풀을 마주할 때면 하루의 힘이 불끈 솟아오르곤 한다 .
올해 ‘ 잡초 ’ 를 주제로 교육을 하고 있는 삼우초등학교에 이어 경천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본다 . 아이들과 만나는 첫 시간에는 학교나 도서관 , 등 우리 생활 주변에 있는 풀들을 탐방하러 간다 .
매일같이 들락날락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풀들에게 눈길을 주는 것이 익숙치 않았겠지만 들풀의 이름과 생김새를 익히며 풀들의 세계로 아이들을 안내한다 .
오뉴월에 한창인 지칭개 , 개망초 , 토끼풀 , 쇠뜨기 , 민들레 , 괭이밥 , 큰방가지똥 , 고들빼기 , 엉겅퀴 , 광대나물 , 질경이 등 여러 가지 들풀이 지천에 살고 있다 . 알고보니 우리 아이들 키 만큼이나 작고 어려보이는 생명들도 자세히 보면 참 튼튼하고 사랑스럽다고 느끼게 되는 시간이다 .
아이들과 산책을 하다가 재미난 풀 하나를 만났다 . 바로 갈퀴덩굴인데 이 식물은 덩굴처럼 군락지를 크게 이루며 살아간다 . 실제로 잎의 모양도 갈퀴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 아이들에게 갈퀴덩굴 한줄기 채취해 옷에 붙여주었더니 신기해 한다 .
갈퀴덩굴은 잎의 갈퀴를 이용해 한번 옷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꼭 딱풀로 붙인 것만 같다 . 아이들은 서로의 옷에 갈퀴덩굴을 붙여가며 풀놀이에 푹 빠져있다 . 다음으로는 질경이를 만났다 . 질경이는 잎줄기를 손톱으로 살짝 끊으면 끊임없이 섬유질이 길게 늘어지곤 한다 .
이것이 아주 질겨서 민초의 풀 질경이라 불리운다 . 질경이에서 나오는 섬유질을 이용해 머리카락 싸움처럼 질경이 풀싸움을 할 수 있는데 이 재미가 아주 쏠쏠해서 아이들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
이 외에도 토끼풀로 반지 만들기 , 애기똥풀로 자연염색하기 , 냉이의 목소리 듣기 , 등 자연을 관찰하며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 장난감을 사기 위한 돈이 전혀 들지 않는 자연은 아이들에게 생태적 감수성과 다양한 감각을 일깨우는 무궁무진한 놀이터이다 .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 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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