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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9.04.01

바닥의 걸어서

하프마라톤에 도전한다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9.04.01 13:53 조회 5,2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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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운동을 시작한 건 2 월 중순이다 . 처음에는 그냥 걸었다 . 속도가 빨라지곤 했지만 뛸 생각을 하지는 못하다가 계속 걷기만 하니 지루해서 조금씩 뛰어보기도 했다 . 100 미터 정도만 뛰어도 금세 숨이 찼다 . 2 월 22 일 처음으로 30 분을 뛰었다 . 서울 출장을 간 날이었다 .

막 운동을 시작해서 온통 운동 생각만 하던 때였고 , 며칠간 매일 아침에 나갔으니 그날도 쉬고 싶지 않았다 . 낯선 동네의 지도를 살펴 어느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 달리라고 만들어진 트랙에 서니 걷기보다는 뛰고 싶어졌다 . 그래서 달렸다 .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라도 된 것처럼 신나게 달렸다 .

이보현 그림 runner
이보현 그림 runner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 우리 동네도 아닌 곳에 출장 와서 , 서울 시내 한복판의 초등학교의 운동장에서 달리고 있는 내가 멋있어서 멈출 수 없었다 . 그 뒤로는 매일 아침 한 시간 정도 걷거나 뛰었다 .

이전까지는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부터는 걷기와 달리기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 그렇다면 오랜 꿈이던 마라톤에도 도전해볼까 ? 3 월 3 일 일요일에 출근시간을 걱정하지 않고 얼마나 오랫동안 뛸 수 있는지 달려보기로 했다 . 1 시간 20 분 동안 7km 를 달렸다 .

이 정도라면 10km 달리기 대회에 나갈 수 있겠군 . 찾아보니 3 월 31 일에 전북일보 마라톤 대회도 열린다 . 좋다 , 도전이다 . “ 바닥 , 10km 대회 나가면 1 등 할지도 모르겠는데요 . 하프 뛸 수 있을 것 같은데 .” 실은 나도 10km 가 너무 쉽지 않을까 생각하기는 했다 .

그래도 20km 이상은 너무 어렵지 않을까 ? 한 달 정도 남았으니 잘 훈련하면 뛸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 마음이 계속 오락가락했다 . 결정적으로 10km 코스와 하프 코스 참가비가 3 만원으로 같아서 ‘ 가성비 ’ 의 원칙에 따라 하프로 신청했다 . 만약 못 뛰어도 상관없지 뭐 .

본격적으로 아침 달리기 훈련에 돌입했다 . ( 당연히 마라톤 전용화를 구입했다 ) 평일에는 5~7km 정도를 한 시간 동안 달린다 . 대회까지는 앞으로 세 번의 주말이 더 남아있었다 . 작년 전북일보 마라톤에 같이 나가자고 했던 언니가 생각났다 .

그때는 엄두도 못 냈지만 이번엔 내가 먼저 이번에 언니도 나가실거냐 물어볼 참이다 . 아쉽게도 그이는 이번에 뛰지 않는다고 했지만 대신 유용한 조언을 해줬다 . 대회전까지 15km 이상은 뛰어볼 것 , 대회와 같은 시간에 같은 복장으로 뛰어볼 것 , 중간에 물이나 음료를 마시는 연습을 할 것 .

그래서 3 월 9 일 토요일에 더 이상 뛸 수 없을 때까지 온 체력을 다해서 만경강변을 달렸다 . 13km, 2 시간 20 분 . 3 월 16 일 토요일에는 15km 를 달렸다 . 시간은 비슷하게 2 시간 20 분이었다 . 3 월 24 일 일요일에는 17km, 2 시간 20 분 .

대회는 3 월 31 일 일요일이고 22km 정도를 달려야 한다 . 제한시간은 2 시간 30 분 .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 대회가 임박하자 등에 붙이는 번호표와 기록용 칩이 집으로 왔다 . 진짜 내가 마라톤에 나가는구나 . 실감이 난다 . 떨린다 .

동봉된 안내문에는 참가자들의 명단도 있었는데 하프코스를 뛰는 여성 선수는 29 명이었다 . 생각보다 적은 숫자라 놀랐지만 다 뛰고 나면 너무 좋겠지 . 만약 완주하지 못한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훈련과정으로도 뿌듯하다 . 13km, 15km, 17km 다음은 20km 일 뿐이니까 .

혼자 뛰다가 지치면 집에 돌아오기도 힘든데 대회날은 응급차량이 대기하고 있으니 오히려 좋은 조건이다 . 게다가 함께 뛰는 동료도 있고 , 응원와주는 친구도 있다 . 초보 마라토너의 도전이 순조롭다 .

현장 사진

하프마라톤에 도전한다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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