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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4.09.19

농촌별곡

907 기후정의행진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4.09.19 15:12 조회 3,99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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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 기후정의행진 다시 서울 가는 전세버스에 몸을 실었다 . 지난해에 이어 일 년 만이다 . <907 기후정의행진 > 완주지역 참가단 85 명의 한 사람으로 . 지난해보다 참가자가 많아 버스도 두 대에서 세 대로 늘었다고 한다 .

지난 2019 년 첫발을 뗀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전국의 시민이 한 곳에 모여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를 혁파하고 기후불평등 해소와 거대한 전환의 흐름을 만들려는 자발적 운동이다 . 올해는 “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 는 슬로건을 내세워 서울 강남대로에서 열렸다 .

3 만을 헤아리는 이들이 저마다 자신의 절박한 호소를 쏟아냈다 . 본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으리으리한 고층빌딩이 늘어선 강남대로 - 테헤란로를 행진하며 , 그 심각성에 견주어 무심하고 , 무기력한 기후위기 대응에 각성을 호소하고 , 급진적인 체제 - 정책전환을 촉구했다 .

완주지역 참가단의 경우 서른 명 남짓한 어린이들의 참가가 눈길을 끌었다 . 이들은 박자에 맞춰 호루라기를 불어대며 행진대열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 응어리진 울화와 답답함을 이렇게라도 풀어내지 않으면 다들 숨이 막혀 죽을 노릇이었을 게다 .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

가후위기는 이미 파국의 임계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것을 보여주는 기상이변과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 비슷한 재해가 해마다 되풀이되면서 이제는 ‘ 이변 ’ 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자연스런 현상으로 굳어지는 듯해 걱정이다 . 올해 여름은 더욱 끔찍했다 .

장마전선이 오래도록 머물면서 물폭탄을 쏟아 부어댔다 . ‘ 폭우 ’ 로도 모자라 그 앞에 ‘ 극한 ’ 을 덧붙여야 하는 어마어마한 물난리에 이곳저곳이 잠기고 쓸려나갔다 . 완주군만 해도 운주면 일대를 홍수와 산사태가 휩쓰는 통에 이재민이 발생하고 오랫동안 복구에 매달려야 했다 .

정도 차이가 있을 뿐 , 어디나 ‘ 역대급 사태 ’ 로 기록되었다 . 그렇게 장마가 지나고 나자 이번엔 폭염이 뒤를 이었다 . 아침나절부터 섭씨 30 도를 웃돌아 온종일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 벼농사를 짓는 농사꾼이 더위가 무서워 논배미에 나가볼 엄두를 내기 어려웠으니 오죽했을까 .

게다가 한 달 넘게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 그동안은 어찌어찌 버텨왔지만 이제는 에어컨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으리라는 예감에 가슴 한 켠이 무너져내리는 느낌 . 이 모두가 파국의 임계점을 지나고 있다는 명백한 예시가 아니겠는가 .

그리고 9 월 중순에 접어드는 지금까지도 한낮 기온이 섭씨 35 도 가까이 치솟을 만큼 더위가 식지 않고 있다 . 계절이 바뀌어 선들바람이 불고 살갗이 더위를 잊을 만하면 기후를 둘러싼 사람들의 위기의식 또한 식게 마련이다 .

올해 기후정의행진은 늦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즈음에 , 땡볕 아래서 열린 탓인지 위기의식에 불타는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난 듯하다 . 오늘 행진에 나선 이들은 강남대로를 따라 늘어선 거대한 빌딩들의 ‘ 주인 ’ 이 바로 기후위기의 ‘ 주범 ’ 임을 새삼 떠올렸을 게다 .

‘ 개발 ’ 과 ‘ 성장 ’ 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저들의 ‘ 이윤을 향한 탐욕 ’ 이 이를 뒷받침하는 정치권력과 더불어 파국을 앞당기고 있음을 . 그러니 저 ‘ 기후악당 ’ 들을 물리치고 파국을 막으려는 열망은 ‘ 정의 ’ 일 수밖에 없다 .

앞으로 찬바람이 불고 추위가 찾아오더라도 그 뜨거운 마음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 아울러 오늘 행진에 나선 이들의 ‘ 호들갑 ’ 에 자극을 받아 더 많은 시민이 기후정의를 세우는 길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 . / 비봉 염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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