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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0.10.15

나카무라의 비봉일기 3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0.10.15 15:47 조회 4,83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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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에서 구월 모일 날씨 흐린 후 맑음 농장에 망아지와 망아지 어미 , 양 네 마리 , 그리고 강아지가 있다 . 망아지는 사람이 다가가면 어서 오라고 하듯 바지를 물어 당긴다 . 강아지는 개집 옆에 묶여 있다 . 시간이 날 때마다 강아지와 같이 뒷산에 가려고 한다 .

원래 목양을 했던 종이라 조상은 먼 나라에서 왔을 것이다 . 그래서 그런지 강아지는 가끔 멀리를 보며 고향 생각에 잠겨있다 . 어느 날 어떤 아저씨가 나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 개를 묶지 않으면 우리 밭을 마음대로 뛰어다녀서 엉망이 되어 버린다고 . 세상 사정은 여러 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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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 모일 날씨 흐림 한 달 전에는 나보다 힘차게 , 나를 앞서 이끌던 강아지가 요즘에는 나와 함께 가려고 걸음을 맞추어 준다 . 어디 몸이 아파서 그런가 싶었는데 나를 좋아해서 그런다고 한다 .

산에서 내려와 개집 앞에서 헤어질 때면 맑은 공기에 흡족한 강아지는 고맙다고 얌전하게 허리를 내리고 앞다리를 가지런히 모아 꼬리를 흔들고 눈을 맞춘다 . 오히려 내가 고맙지 , 준 것보다 받는 것이 많은데 . 내가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강아지가 나를 여기저기로 안내하는 것이니까 .

구월 모일 날씨 완전히 맑음 추석이다 . 푸른 하늘이 높다 . 산에 갔는데 잡초만 무성했던 곳이 코스모스 밭이 되어있었다 . 함께 온 두 마리의 개도 얌전하게 앉아 있다 . 음력 팔월 십오일은 일본에서는 달맞이를 하는 날이다 . 수확에 대한 감사를 담아 옛날에는 달에 고구마나 콩을 바쳤다고 한다 .

올해 우리 집에서는 선선한 향기가 나는 코스모스를 바칠까 싶다 . /한국생활 10년차 나카무라 미코는 올해 5월 한국인 남편과 비봉면에 정착했습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의 시민교류를 추진하는 단체에서 일을 하며, 비봉에서는 밭에서 채소를 기르고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현장 사진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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