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써기 어느날 풀 숲을 지나는데 철판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 가만히 조심스럽게 풀숲을 들여다보니 철써기 ( 나중에 도감에서 찾음 ) 라는 메뚜기 목에 해당하는 곤충이었다 . 도감을 찾아 보고 이 곤충에 딱 걸맞는 이름을 가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대부분의 곤충들이 이처럼 이름을 들으면 바로 연상이 되도록 자기 정체성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
몇 마리 예를 들면 , 매미 중에 거꾸로 내려오면서 깽깽 울음 소리를 낸다고 해서 ‘ 깽깽매미 ’ 라 붙였고 , 방정맞게 촐랑대며 날고 있는 모습으로 ‘ 팔랑나비 ’ 라고 했고 , 사슴 뿔 모양을 가지고 있는 ‘ 사슴풍뎅이 ’, 표범의 줄무늬를 날개에 가지고 있어 ‘ 표범나비 ’, 장수의 위력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 장수말벌 ’‘ 장수잠자리 ’‘ 장수 풍뎅이 ’ 등 자기의 모습을 한 번에 알리는 이름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
곤충을 찾아보면서 감탄하게 만드는 이름들이다 . 지금은 이름을 새롭게 하여 무엇을 표시하는지 모르게 바뀐 것이 도로명이다 . 예전에는 길 이름이 그 동네나 지역을 고려해서 불렸고 그 이름을 들으면 예전에 그곳의 역사나 문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듣게 되거나 재미있는 사연들을 알게 되었다 .
그러나 지금의 도로명을 들으면 도무지 상상을 할 수 없게 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 도로명에서 숫자로 만들어 장소를 찾기는 쉽다고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게 밖에 할 방법이 없었는지 궁금하다 .
내가 살고 있는 동네만 하더라도 옛날 이름이 훨씬 정겹고 동네의 옛날 생활방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 설명하기도 편하다 .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짓는다 . 대부분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미래지향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
물론 그냥 막내로 태어나서 , 남자 아이를 바랬는데 여자 아이가 태어나서 이름을 그 당시의 부모의 심경을 담아 지어 준 이름도 간혹 있다 . 그래서 요즘 본인의 의사를 담아 개명하는 사람들이 늘었는지도 모른다 . 그렇게 보면 도시의 이름도 쉽게 정한 것이 아닐 것이다 .
옛 조상들이 이런 것 저런 것 고려해서 한번 들으면 아 ~ 그래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있다 .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상표를 잘 드러나게 이름을 짓는다 .
이름을 들으면 덧붙여 설명을 하지 않아도 쉽게 상대방에게 전달되도록 해서 잊어 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한 곳의 새로운 이름은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하고자 할 때 고민해서 이름을 붙인다 .
그러나 쉽게 붙인 이름 중에 한 가지가 마을이 분리되거나 새로 조성이 되면 대개 마을 이름 앞에 ‘ 신 ( 新 )’ 을 붙여 새롭게 만들어졌다는 내용을내 보이지만 재미 없지 않은가 .
어디에든 무슨 이름을 지을 때 , 도로명 같이 그냥 편리한대로 붙이지 말고 그 이름에 담긴 내용이 무엇인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지었으면 한다 . 곤충에게 붙이는 이름보다는 나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 / 이근석 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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