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앗이칼럼 · 2021.11.15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고추잠자리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1.11.15 10:12 조회 4,616 댓글 0
목록으로 돌아가기

고추잠자리 잠자리의 종류는 약 2만여 종이라고 합니다. 그 나름의 이름들이 붙여져 있겠지요. 고추잠자리 는 고추의 색과 비유되면서 붙여졌으리라 상상 해 봅니다. 많이 보이던 잠자리가 점점 기후변화로 보기힘 들어지고, 이로 인해 종의 번식이 늘어나서 갑자 기 개체수가 많아지는 종도 생기고 있습니다.

고추잠자리는 앉아 있는 모습보다는 대부분 날 씨가 따뜻해진 한낮에 마당을 배회하듯 날고 있 는 모습으로 연상됩니다. 마당에는 멍석(요즘에 는 보기 힘든 옛 물건이지만) 위에 막 추수한 빨 간 고추를 햇빛에 말리고 그 위로 고추잠자리가 날고 있는 것이 우리가 아는 그림입니다.

이근석의 완주 공동체 이야기
이근석의 완주 공동체 이야기

그렇게 말리는 수고를 통해 우리 식탁에 맛있는 고추의 향이 전달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다른 종보다 는 고추잠자리는 낮게 날고 높게 나는 것으로 일 기예보의 기능도 우리가 아는 곤충입니다. 올해는 이런 모습을 구경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어제는 반팔티를 입었다면 오늘은 긴팔에 두꺼 운 잠바를 걸쳐야하는 이상기온으로 예측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갑자기 찾아 온 한파(?)로 고추 수확을 서둘러야 했고, 다른 여름 작물들도 거의 비슷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그에 더불어 살고 있는 곤충들의 고충은 어떠하겠습니까?

적응을 잘 하 는 사람들도 갑자기 변하는 기온에 어쩔 줄 모르 고 견디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을의 따뜻한 햇살을 보기가 쉽지 않았기에 고 추 말리는 광경이나 고추잠자리가 나는 모습을 보기 어렵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비가 오는 기간 이 많아지니 실내에 검은 물잠자리가 날아 들어 오는 모습을 많이 본 해이기도 했습니다. 습한 곳에서, 약간은 어두운 곳을 선호하는 검은물잠 자리도 비가 자주 오니 자기가 살던 곳보다는 조 금은 좋은 곳(?)을 찾아다녀서 건물 안으로 많이 들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든 것에는 때와 장소가 맞아야 제 모습이고, 과일은 제맛을 내고, 계절에 맞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큰 어려움 없이 한 해 수확을 해야 하 는데 점점 그 룰이 엇나고 있습니다. 수확기가 일찍 와서 준비할 여유도 없이 대응해 야 하는 것이 일상화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다 른 해보다는 유실수들이 잘 되었다고 합니다. 그 럼에도 가을 햇살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이 자주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작물의 종을 바꾸거나 포 기해야 할 상황이 연출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기후변화에 대한 많은 부 분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예전처럼 개인의 노 력으로 바꾸려고 하지 말고 시스템을 만들어 제 대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곤충도 살고 우리도 살 수 있다고 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노력은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자체, 국 가가 나서서 함께 해야 곤충도 살고 농업에 종사 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살 수 있을 겁니다.

해 봅 시다. / 이근석 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 제 21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소셜굿즈센터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현장 사진

고추잠자리 사진 1

첨부자료

댓글 0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