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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6.12.06

완주행보

都市飮食_도시음식&lt10&gt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6.12.06 16:28 조회 5,29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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都市飮食 _ 도시음식<10> 이것이 서울이다 잠들기 전 누워서 보름달을 본다 . 아침에 일어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다 . 뒷산까지 이어진 논을 보며 베란다에서 커피를 마신다 . 논뷰 view 는 우붓 ubud 에 뒤지지 않는다 .

가끔 외롭고 쓸쓸하고 대부분 심심한 시골생활이지만 평화롭고 행복해서 다시 도시로 돌아갈 이유는 없다 . 월세 내는 집이 생겼으니 전처럼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며 살기도 쉽지 않다 . 그리운 것은 친구들과 음식 . 일터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시작되었다 . 경축 . 서울에 왔다 .

완주행보12 도시음식 (1)
완주행보12 도시음식 (1)

친구와 가족들을 만나 밥을 먹는다 . 먹고 싶은 것은 ? 우리동네에 안 파는 것 . 도시사람들은 시골밥상을 그리워한다지만 2 년차 귀촌인은 도시음식이 그립다 . 그래도 완주에 계속 살 거야 ? 우선은 . 어디 가고 싶은 데도 하고 싶은 것도 없으니까 .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거기서 거기니까 .

어떤 영향도 주고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도시생활 . 손해보지 않아야 하고 , 피해주지 말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극도로 조심하고 세밀한 규칙을 만든다 . ‘ 사람냄새 ' 는 사라지지만 최소한의 심리적 , 물리적 안전은 보장되는 편 . 반면에 시골살이는 엿가락처럼 진득진득 .

달고 진하지만 손가락을 쪽쪽 빨아야 ‘ 먹기 ’ 가 끝난다 . 일회용으로 포장된 사탕은 쏙 까먹으면 그만 . 지역의 어른들은 삶의 배경과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고 , 선배 귀농귀촌인 역시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경우 역시 ‘ 조금 ’ 다르다 . 지나친 관심과 참견이 피곤하지만 그러려니 .

따뜻한 배려와 도움의 뒷면이라고 생각하면서 적절한 거리를 찾는 중이다 . 도시의 합리적 규칙이 편리하지만 최선이 아닌 것처럼 마을의 ‘ 온기 ' 가 고맙지만 모두에게 편안한 게 아니니까 . 어디서든 노력하면서 함께 잘 살아야 하는 것이므로 .

가끔씩 서울에 오면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워도 만나기까지의 시간은 괴롭다 . 너무 많은 소리를 들어야 하고 , 너무 많은 것들을 봐야 하고 , 너무 많은 사람들을 지나쳐야 한다 . 출퇴근 시간을 피해 움직인다고 해도 버스와 지하철 , 도로와 건물 안에 사람들이 엄청나다 . 언제나 .

서울은 건물도 차도 오토바이도 사람도 글자도 소리도 뭐든지 너무 많다 . 그래서 맛있는 것도 많은 거겠지 . 재밌는 것도 많고 . 어제는 친구집에 갔다가 아파트 관리실 아저씨에게 ‘ 검문 ' 을 당해서 기분이 좋지 않다 . 서울은 의심도 너무 많다 .

타인들이 모여 살 때 신뢰를 갖기가 어려우니 조심과 걱정을 하는 거겠지 . 이해는 하지만 서울사람들은 대부분 늘 화난 얼굴이어서 무섭고 슬프다 . 방문자든 거주민이든 동호수를 헷갈려 길을 잃을 수도 있지 . 내가 수상한 사람으로 보였을까 .

도둑보다는 광고전단지를 붙이러 다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 의심 가득한 표정과 화난 목소리 . 피곤하고 피곤하다 . 시골에서 맺는 관계는 너무 끈적한데 도시는 너무 서늘해서 무섭다 . 이것이 서울이다 .

밤늦도록 차가 다니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어야 하지만 , 밤이 깊어도 캄캄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 서울에 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 20 년 가까이 도시생활에 익숙한 내 몸이 도시음식을 너무 좋아해 . 도시의 익명성을 좋아해 . 도시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그리워 .

도시의 광장이 가진 힘을 믿어 . 도시 사람들이 한적한 곳으로 휴가를 가듯 나도 가끔 도시로 원정을 온다 . 요즘처럼 도시에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모여야 할 때도 있으니까 . 이것이 내가 서울을 이용하는 법 .

* 글쓴이 바닥(badac) 이보현은 새내기 귀촌인이자 완주의 직장인으로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줍거나 얻어) 쓰는 자급생활을 지향한다.

현장 사진

都市飮食_도시음식&lt10&gt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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