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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7.02.14

완주공동체이야기

무당벌레의 겨울나기와 공동체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7.02.14 15:20 조회 5,18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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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벌레의 겨울나기와 공동체 지금 한창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동물들은 굴을 파고 들어가거나 빈 동굴에 들어가 새 봄을 맞이하기 위해 몸을 추스리고 있을 것이다 . 늦은 가을까지 몸의 양식으로 배를 가득 채우고 나면 긴 동면의 시간을 갖는다 . 성충으로 겨울을 나는 곤충들이 몇 종 있다 .

나비 중 뿔나비는 성충으로 나뭇잎 밑이나 돌 틈 밑에서 겨울을 나는 종도 있다 .

무당벌레 이근석
무당벌레 이근석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당벌레는 겨울을 나기 위해 따뜻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의 체온을 나누면서 겨울을 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데 , 간혹 실내 창틈에서 마주치거나 나무등걸 속에서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농촌에서의 겨울은 농한기이다 .

옛날엔 우리 어른들은 이 농한기에 동네 사랑방에 모여 노름 (?) 을 하거나 새끼줄을 꼬아 가면 추운 겨울을 서로 의지하며 보냈던 모습이 생각난다 .

이것은 단순히 모여서 노닥거리는 모습으로 비춰 질 수 있지만 내심으론 한 해 농사를 뒤돌아 보고 새 봄에는 어떻게 농사를 지을 것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서로간의 배우고 가르쳐 주는 시간일 것이다 . 이 즈음이면 올해 마을 사업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는 곳들이 있다 .

교육을 받거나 사업을 위한 컨설팅을 받거나 회의를 하면서 움추렸던 마을들이 기지개를 피려고 한다 . 그런데 마을의 일은 한 두 사람의 의지나 힘으로 절대 오래가지 못한다 .

간혹 도회지에서 시골마을로 이사를 와서 의욕적으로 도시에서의 알고 있던 것으로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자신만을 따르면 모든 것이 만사형통할 것이라고 포장 (?) 하려고 한다 . 마을의 흐름이나 정서를 무시한 채 말이다 . 하지만 마을 어른들의 마음이나 몸이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

이러한 묻혀 있는 것을 잘 들여다 보지 못해 마을 일들이 오래가지 못하고 오랫동안 이웃사촌으로 살던 관계가 흐트러지고 이사가고 소송까지 가는 사례들이 종종 있다 .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 이 말은 쉽게 말하지만 내실 이것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

무당벌레들처럼 서로 몸을 빗대고 겨울을 나듯이 서로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으는 것이 모든 일의 출발이라고 본다 . 공동체의 힘만이 마을 사업의 기초이자 출발점이다 . 이 기초가 얼마나 튼튼하게 만드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 . 특히 이것은 우리 완주에서 강조하고 강조하는 사항이다 .

마을 사업이나 일은 녹녹한 것이 하나도 없다 . 개인이 사업을 해도 어려움이 많은데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업을 마을이 공동으로 그것도 돈이 왔다갔다하는 일로 진행한다는 것은 더군다나 힘들다 . 모든 사람들이 역할을 어떻게 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힘이 있는 사람은 힘이 있는대로 나이가 든 분들은 나이가 든 만큼의 지혜로 , 여성은 여성대로 한 사람의 소외됨이 없이 참여하게 만들어야 한다 . 뒷전에 나가 있는 사람을 최소로 해야 한다 . 진행하다가 소수로 일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쉬더라도 다시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가져야 한다 .

개인이 , 몇몇이 하는 사업이 아니기에 더욱 더 이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이웃의 정을 살리고 남은 삶의 여생을 사업을 통해 생활의 기쁨을 만들고 풍요롭게 하자는 것이다 . 사업을 통해 일확천금을 벌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

그리고 짧은 기간에 승부를 낼 수도 없다 . 천천히 느리지만 과정을 즐겁게 , 내 생활에 기름을 칠하고 , 마을이 살고 싶고 누구든지 들어와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 내가 즐거워야 남들도 같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 작은 곤충들도 하는 일을 우리라고 못할 리 없다 .

새 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같이 해 가면서 마을이 활력이 넘치고 정이 넘치는 따뜻한 곳을 만들어 가는 꿈을 이 추운 겨울날에 준비해 보자 .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공동체지원센터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현장 사진

무당벌레의 겨울나기와 공동체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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