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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7.01.09

완주공동체이야기

길앞잡이와 마을 리더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7.01.09 15:44 조회 5,2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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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업을 하거나 마을의 대소사를 이끄는 위원장 , 이장 분들은 여러 가지로 피곤한 분들입니다 . 이장이야 약간의 교통비 명목으로 받는 돈이 있다하지만 이것도 그냥 일을 하시는데 명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 마을에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옛날에는 집성촌을 이루어 이웃집이 다 친척이거나 종친으로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귀농한 사람 , 우연찮게 이사 온 사람들로 다양한 사람들이 한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 그러니 마을의 대소사를 관리 (?) 해야 할 입장으로 다양한 사람들과의 조화를 만들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길앞잡이
길앞잡이

길앞잡이 곤충은 흔히 시골길이나 따뜻한 들녘 길이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는 곤충입니다 . 물론 청정지역이어야 하겠지요 . 이 곤충을 만나면 길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족히 열 걸음 정도 앞서 날아 갑니다 . 그리고 다가가면 다시 열 걸음을 앞서 갑니다 . 그래서 붙여진 곤충입니다 . 신비롭지요 .

딱 그 정도 간격으로 앞서 갑니다 . 보기엔 그리 화려한 색깔이 아니지만 날아 오르면 날개 속에 있는 화려한 신비롭고 경이로운 색을 볼 수 있습니다 . 마을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길앞잡이 곤충과 비슷할 것입니다 . 너무 앞서 나아가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뭇 사람들에게 휩쓸려 갈 수도 없는 것입니다 .

너무 앞서 가면 잘 났다고 뒷 소리나 하고 , 같이 가려하면 왜 나서서 앞서 가지 않느냐고 핀잔을 주는 것이 일반이라고 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은 무슨 건을 가지고 마을 회의에 부치면 흔히 ‘ 이장이 , 위원장이 알아서 해 ’ 라고 의견을 내는 것 자체를 회피합니다 .

그렇다고 모든 일은 위임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 이렇게 의견 아닌 의견을 이야기 해 놓고 정작 일을 시작하면 이것이 어쩌구 저것이 어쩌구 끊임없이 태클을 겁니다 . 그러니 누가 이 책임을 지고 일을 하고 싶겠습니까 ?

그래서 ‘ 한 사람의 열 걸음 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 이 마을 일의 기본이라고 이야기 하곤 합니다 . 길앞잡이 곤충 마냥 열 걸음 가서 앞을 확인하고 마을 사람들이 그만큼 도달하면 다시 열 걸음을 앞서 가야 마을 일이 잘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마을 리더는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판단을 해야 합니다 . 듣기도 전에 무시하거나 듣는 둥 마는 둥 해서는 안됩니다 . 다수의 의견으로 일을 하되 소수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안을 생각해 두어야 합니다 . 일의 속도가 더디게 갈 수 밖에 없겠지요 .

하지만 결국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요 성공하는 길입니다 . 마을의 일은 단 시간 , 기간에 승부를 볼 수 없습니다 . 물론 행정과의 일은 기간이 정해져 있지요 . 하지만 마을 일을 기간에 쫒겨 가다 보면 마을 일은 없어지고 개인의 독주만 존재합니다 . 개인의 능력을 보자고 시작한 일이 아닙니다 .

공동체가 얼마나 함께 하고 힘을 모으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 공동체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맞닥뜨려 지면 잠시 쉬어야 합니다 . 쉬면서 힘을 모으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 개인도 하던 일이 힘들면 쉬면서 충전을 하거나 침묵을 통해 내면의 힘을 복돋는 과정을 가지는 이치와 똑같습니다 .

그렇지 않으면 개인이 사업을 하거나 혼자 일을 하는 것이 훨씬 간명하고 속도를 낼 수 있고 성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 그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고 공동체라고 이름을 붙여서도 안됩니다 . 마을의 일은 속도전이 아니라 천천히 함께 가는 일이고 그것이 오래 갈 수 있는 길입니다 .

하루아침에 마을이 생겨난 것이 아니듯 앞으로의 마을의 미래도 일순간의 일이나 사업으로 만들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 /이근석(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공동체지원센터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현장 사진

길앞잡이와 마을 리더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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