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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3.08.29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38

친구를 자매라고 부를 수 있는 감사한 일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3.08.29 11:14 조회 4,26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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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점점 나를 찾아오고 연락하는 이 없이 고독한 나날을 보내는 시골살이 . 웃긴 이야기지만 나는 오래전부터 고독한 존재로 사는 꿈을 꾸었었다 . 막상 마주한 현실은 고독속에서의 만족과 허기짐에 매일을 보내고 있다 . 사랑하는 짝꿍과 반려견 둥글이 그리고 자연의 품에서 숨쉬며 ..

사람들은 내게 종종 시골에 살면 무섭거나 외롭지 않냐고 물어온다 . 그럼 당연히 그러한 순간들이 있다고 어쩔 땐 외로움에 빠져 살 정도라고 웃음지며 대화를 이어나간다 . 우리는 모두 외로운 존재지만 언젠가는 진정으로 나를 만나고 싶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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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완주로 와 농사를 짓게 된 인연은 20 대 초반 호주 워킹홀리데이 농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어진 것인데 , 지금도 그 때 본 풍경과 야생동물 그리고 수많은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을 잊지 못한다 .

그치만 언제나 그렇듯 과거로의 여행은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눈시울만 적시기에 나는 가능한 오늘의 삶 현재의 시간을 살고자 한다 . 사실 이번 여름은 10 년 전 호주에서 가장 가까이 지냈던 대만 친구 엠마가 한국으로 놀러와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

호주가 너무 좋아 그곳에서 살자고 다짐했던 우리지만 나는 완주로 그녀는 여전히 호주에서 살아가고 있다 . 한 때 호주만이 살길이라 생각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때만큼이나 완주에서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

우리는 꽤나 많이 변해있었고 그치만 또 어린아이처럼 한없이 웃고 먹고 즐겼다 . 살면서 생각이 바뀌고 생활이 달라지면서 인연을 만나고 헤어짐이 반복된다 . 그런데 엠마와는 그런 변화가 오히려 우정에 보탬이 되었다 . 우리는 나눌 것이 더 많아졌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

그간의 여정과 지금의 우리 그리고 언젠가 또 다시 만날 나의 영원한 친구 . 시스터 . 엠마는 한식을 아주 좋아하는데 한국에 와서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해했다 . 이미 김치만 수차례 담궈봤을 정도로 한식에 진심이다 . 실제로 호주에서 그녀의 직업은 쉐프 !

엠마는 언젠가 한식당을 열고 싶어 하는데 나는 옆에서 농사를 짓고 그녀가 요리를 하는 음식점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 . 서울을 둘러본 후 완주에 와서는 경천 , 화산 , 운주 , 고산 , 그리고 봉동까지 여러 곳을 함께 다녔다 .

그동안 내가 터를 잡고 사는 곳이 어떤 곳인지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침내 완주땅을 함께 디딜 수 있어서 기뻤다 . 우리는 서로를 진정한 친구 그리고 시스터라고 여긴다 . 친구를 자매라고 부를 수 있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인 것 같다 .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

만나는 모든 사람이 소중하지만 누구나 조금 더 깊은 인연이 있다고 믿는다 . 여전히 그녀와 함께한 매 순간이 눈에 선명하다 . 멀리에 있지만 언제나 마음속에 함께 있을 국적도 사는 곳도 다른 나의 친구이자 시스터 . 엠마가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 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현장 사진

친구를 자매라고 부를 수 있는 감사한 일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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