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NO! 아무거나 내 멋대로 해라 지난 17 일 ~18 일 “ 뚝딱뚝딱 공작소 ” 라고 쓰여진 간판을 보고 한 아이가 묻는다 . “ 정말 아무거나 만들어도 돼요 ?” 망치 , 톱 , 드릴 각종 공구로 각종 재활용 깡통부터 나무까지 뭐든 활용해 아무거나 만들기가 가능한 장이 펼쳐졌다 .
같은 날 군청 잔디광장에는 커다란 골조가 들어섰다 . 공연장에서나 보던 것이다 . 그런데 그 위에 그물과 군데 군데 헤먹도 있다 . 아래는 볏짚과 플라스틱 우유박스들이 나뒹군다 . 뭘 하는 곳일까 ? 아이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뛰어가 신나게 논다 .
그물에 기어 올라가는 아이 , 플라스틱 우유박스 안에 들어가고 쌓고 부수고 , 둥근 릴선통 위에 서서 균형을 잡느라 애쓴다 . 아이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새로운 방법을 찾아 도전한다 .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서로 보고 배우며 진화한다 .
2016 년 전국 시 , 군 최초로 유니세프 ' 아동친화도시 ' 인증을 받았다 . 올해 제 1 회 아동인권주간을 선포하고 아이들의 권리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그 중에서도 “ 놀권리 ” 에 대해 고민하는 숟가락에서 ‘ 모험 놀이터 ’ 와 ‘ 뚝딱뚝딱 공작소 ’ 를 제안했다 .
생각했던 대로 아이들은 무척이나 신나게 놀았다 . 낯선 놀이터와 공작소에 어른들은 불안해했다 . 각종 어린이 관련 행사에 절반은 체험부스다 . 목공소라는 이름에 들어가 보면 이미 다 재단해 둔 나무 조각을 잇고 붙여 필통을 만들라 한다 .
제한된 시간과 공간 , 안전의 문제까지 아이들은 정해진대로 완성해야 한다 . 조금 서툴다 싶으면 지도하는 선생님이나 부모가 나선다 . ‘ 얼른 더 잘 만들 수 있도록 ’ 어른들의 배려는 끝이 없다 . 어른들이 더 바쁘다 . 왜 빨리 그것을 완성해야 할까 ?
아이들은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경험하는 걸까 ? 뚝딱뚝딱 공작소에 중학교 남학생 한명이 이틀 내내 출근했다 . 문 열때 와서 정리할때까지 공구를 들고 뭔가 만들고 있다 . 마지막 날 자기가 만든 것을 들고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하며 돌아갔다 .
우리가 보기에 보잘 것 없는 칼과 나무 의자였지만 그 뿌듯한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 ‘ 도구 사용법 , 기초 이론 강의 , 디자인 , 제작 ’ 이라는 순서로 체험 시간표를 짠다 . 일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
이런 모양으로 해 보다가 생각처럼 안 돼 그림을 수정하기도 하고 , 망치로 하다가 안 돼 드릴로 바꾸어 본다 . 시행착오 과정에서 경험자인 어른의 도움은 꼭 필요하다 . 드릴 사용법을 알려달라고 찾아온 아이에게는 “ 조용히해라 ! 집중해라 !” 말이 필요도 없다 .
잘 짜여져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도 좋고 , 꼭 무엇을 완성하지 않아도 좋다 . 충분히 해봐야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게 되지 않을까 ? 무엇이든 해 보라고 말만한다 . 가르치지 말고 내가 물어보는 것만 가르쳐 줄 그리고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을 조력자가 필요하다 .
아이들은 어른이 짜놓은 계획 대신 자기들 마음대로 뚝딱뚝딱 만들기도 하고 모험놀이터에 뛰어들어가 한바탕 놀기도 했다. 올해는 충분하지도 않았다 . 아직도 어른들이 주인이다 . 내년의 아동권리주간은 아이들이 나서면 좋겠다 . 맘껏 해 보라고 자유롭게 해 보라는 말도 그만하자 .
불평과 불만 섞인 말로 어른들은 ‘ 우리랑 상관없는 뭐 이런 행사를 한담 .’ 투덜거려도 좋으니 그런 말이라도 막 내 뱉으며 하고 싶은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장이 열리면 좋겠다 . /이영미 완주공동육아모임 숟가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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