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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6.05.02

더불어숲

시흥시장이 완주에 온 이유는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6.05.02 15:03 조회 5,3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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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기도 시흥시의 시장과 공무원이 완주군을 방문했다 . 삼례 , 고산지역의 마을사업과 공동체창업 사례들을 견학했고 경천의 농촌사랑학교에서 하루 자면서 진지한 토론을 이어갔다 . 그런데 시흥시의 공무원들이 토론한 주제는 시흥시민을 준비시켜 완주군으로 이주하는 시흥시의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

시흥시장이 자기 지역의 인구를 빼앗기는 일인데 구지 이런 일을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예전에 경남 하동에 귀촌한 방송국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다 . 농사라고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밭도 갈고 배추씨도 뿌리고 무도 심었었다 .

오래간만에 하동에서 만난 저에게 ‘ 농사를 지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유기농에 대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을 보면 뺨을 한대씩 때려주고 싶다는 말을 했다 . 아마 농사가 얼마나 고되고 성과가 없는 일인 줄 실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

그래서 유기농업을 하시는 분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존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이제는 안 먹던 김치 국물의 양념까지 아까워 밥을 말아먹는 버릇까지 생겼다고 하니 농사의 고된 경험을 제대로 한 모양이다 . 일본에서는 어그리 - 라이프 (Agri-Life) 라고 하는 운동이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 .

이 운동은 누구나 농업을 경험하고 농촌을 느끼며 농민과 친근해지도록 하는 것인데 도시 내에 텃밭을 만들어 경작하는 것을 도와주고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도시인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설을 농촌에 만들었다 . 또한 귀농을 돕기도 하고 영농조합이나 영농회사에 취업을 돕기도 한다 .

‘ 인생 이모작 ’ 이라 하여 퇴직 후에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도 한다 . 즉 , 도시에 살고 있더라도 우리의 삶은 농업과 연계되어 있으며 농촌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항상 느끼게 하는 운동이다 .

우리말로 구지 옮긴다면 ‘ 농업에 그 근본을 둔 삶 ’ 정도가 될 수 있다 . 오래 전부터 농산물 개방과 관련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

그 우려의 목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십년 했던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고 그 때 마다 정부는 농업 , 농촌에 많은 정책자금을 지원했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별반 없어 보인다 . 그 이유가 무엇일까 .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그 지원금을 농촌에만 투자했기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

농업과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 오히려 거꾸로 도시에 투자하면 어떨까 . 농업과 농촌에 꼭 필요한 투자를 도시로 돌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 농업과 농촌을 발전시키는 일에 농민뿐만 아니라 도시 소비자들을 동참시켜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농업은 매우 중요한 산업이고 농촌은 매우 소중한 공간이며 농민들은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고 존경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 . 그 방법만이 급변하는 농업 외적인 변화에 농업과 농촌을 든든히 지켜줄 수 있는 방패막이 될 수 있다 .

기능성 쌀을 만들고 포장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규모화로 농산물의 생산비를 낮추는 일보다 이 일이 훨씬 더 근본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인근에서 농사짓는 일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농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도시의 삶이 농촌의 삶과 같고 농촌에서의 삶이 곧 도시의 삶과 같아졌으면 좋겠다 . 양념까지 아까워하는 하동의 초보 농군과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시흥시장이 완주군을 방문한 이유는 어그리 - 라이프를 시흥시민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

그게 시흥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고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시장의 의무라는 것이다 . 도시에 아그리 - 라이프를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그런 도시와 우리 지역에 다양한 일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 /임경수(귀촌인. 논산희망마을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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