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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4.05.19

더불어숲

세월호와 지방선거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4.05.19 19:08 조회 5,44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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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아침,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는 안산 단원고 학생을 태운 세월호라는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였다. 목숨을 구한 사람은 배를 탄 사람의 반도 되지 않고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고를 인지한 해양경찰 비롯한 관련 기관은 적극적인 실종자 구조를 하지 않은 채, 민간 선박인양 업체에 그 역할을 떠 넘겼고 사고의 원인을 들여다보니 규제완화 등의 잘못된 정책결정이 있었고 그나마 만들어진 규정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관련 기관, 협회, 이해당사자들 간에 각종 비리가 얽혀있었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을 정확하게 보도해야 하는 언론은 사실을 왜곡하고 심지어 오보를 내보내기도 했다. 한 사회의 위험을 관리할 때 리스크 분석(Risk Assessment)을 활용한다.

리스크 분석은 위험의 발생빈도와 위험강도를 곱해 사회가 떠안아야 하는 위험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여 그 위험도가 높은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방법이다. 비행기 사고는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기 때문에 큰 뉴스거리이지만 그 발생확률은 적은 편이다.

자동차 사고는 자주 일어나지만 사고 당 피해인원은 적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리스크 분석을 해보면 자동차사고의 위험도가 비행기사고 보다 훨씬 높다. 자동차 사고는 새로운 뉴스감이 아니더라도 발생빈도가 높아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러한 리스크 분석의 측면에서 그 보도국장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동차 사고는 자동차 운전자의 과속, 신호위반, 음주 등의 규정위반이나 부주의가 그 원인인 반면 세월호 사고는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도, 사고 이후의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또한 더 큰 문제는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우리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 공직자라는 점이다. 부적절한 언행을 한 보도국장 마저도 우리가 낸 수신료로 운영하고 있는 방송국의 직원이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사고 이후 국가는 무엇인가, 정부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고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6월 4일, 지방선거가 있다. 우리가 가진 권력을 정부에 위임하기 위한 방법이 선거이다.

우리를 보호할 제대로 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거를 통해 올바른 사람에게 내가 가진 권력을 위임해야 한다. 물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당선되지 않을 수도 있고 출마한 사람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내가 가진 권력을 정당하게 위임했으니 제대로 정부를 운영하지 않으면 그 권력을 언제든지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를 뽑느냐와 상관없이 선거는 중요하다. 누가 당선되는가와 상관없이, 어떤 정당의 후보가 더 많이 뽑히는 것과 상관없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꼭 투표해야 한다.

뽑을 사람이 없다면 투표장에서 나가 무효표라도 던져야 한다. 그래야 정치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국민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또한 세월호의 희생자를 헛되게 만들지 않는, 억울하게 숨진 어린 생명들을 애도하는 작지만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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