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머니께 김치만들어드리고 싶다 십일월 모일 날씨 비 온 뒤 흐림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한 시간을 버스 안에서 흔들린다 . 종점에 도착했다 . 가로등도 , 지나가는 차량도 없는 길을 걸어 집으로 향한다 . 사람이 만든 빛이 없는 밤길은 도시에서는 찾지 못한다 .
아침부터 내린 비는 다행히 그쳤다 .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땅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 하늘 天 이 만든 항아리 壺 라 천호 天壺 라니 , 하늘을 올려다보니 담요 같은 하얀 구름이 뚜껑처럼 뒤덮여있다 . 산들은 벽이 되어 우리 삶을 지키고 있는 듯하다 . 숲에서 내려오는 나무 향기가 나를 새롭게 한다 .
내 기운을 되찾는 시간을 걷는다 . 뚜벅뚜벅 … . 십일월 모일 날씨 맑음 일본에서 십일월에 출판된 갓 나온 책 한 권이 도착했다 . 제목은 < 한방안내 韓方案內 >, 작가는 80 년대부터 한국을 찾아다니며 그 다양한 매력을 일본에 알려준 배우 구로다 후쿠미 씨이다 .
한방 漢方 은 일본에도 있지만 병원은 적고 친숙한 존재는 아니다 . 한방 韓方 은 더 그렇다 . 이 책은 “ 한국에서 예쁘고 건강하게 되자 .” 며 한방 韓方 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 일본에서도 불안감이 높은 이 시기에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 나와서 기뻤다 .
올해 봄에 국제선 비행기가 없어져서 , 우편물은 EMS ( 국제 특급 ) 밖에 보내지 못했다 . 가을이 들어서 소포나 편지가 다시 오기 시작해서 다행이다 . 일본 친구들에게 한지 마스크를 보내야겠다 . 십일월 모일 날씨 맑고 춥다 한국에 와서 ‘ 김치 만들기 체험 ’ 을 몇 번 했다 .
준비된 양념을 절인 배추에 버무리는 체험이다 . 오늘은 아침에 밭에 가서 무를 뽑는 일부터 시작했다 . 무를 다듬고 소금으로 간하고 기다린다 . 인터넷을 보면서 양념을 만들고 무를 버무려서 드디어 세 시간 후에 김치 모습이 되었다 . 맛을 보니 짜고 맵다 . 생강청이 좋다고 들어 조금씩 넣었다 .
대야에 가득 있었던 무가 김치 통 하나에 다 들어갔다 , 통을 몇 개나 준비했는데 … . 저녁에 먹었더니 아삭아삭하고 상큼하다 . 하도 맛이 있어서 너무 먹었다 . “ 역시 집김치야 !” 추운 날인데도 마당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김장하는 이유 하나를 알게 되었다 .
벌써 이십 년이 되었을까 , 일본 우리 집에 아버지가 김치를 들고 오셨다 . “ 식당에서 먹어보았는데 너무 맛이 있어서 사 왔어 .” “ 이 음식은 어떻게 먹는 거예요 ? 물로 다 씻어서 먹어요 ?” 라고 어머니가 물어보셨다 . 김치를 처음으로 손에 드신 어머니의 놀라운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다 .
다음에 일본에 가면 내 손으로 김치를 만들어드리고 싶다 . /한국생활 10년차 나카무라 미코는 올해 5월 한국인 남편과 비봉면에 정착했습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의 시민교류를 추진하는 단체에서 일을 하며, 비봉에서는 밭에서 채소를 기르고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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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쌤!!! 저는 이글이 한국의 작가님이 쓴줄 알았습니다 참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쌤 바램대로 코로나가 조속히 종식되어 어머님께 김치를 담가 드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