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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소식 · 2019.05.03

마을기자가 간다

삶은 소풍이라고 하지 않던가

완주 곳곳에서 벌어지는 행사, 소식, 현장 기록을 차분하게 모아 보여드립니다.

등록 2019.05.03 14:44 조회 2,86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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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소풍이라고 하지 않던가 귀천 ( 歸天 ) 천 상 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 가서 ,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

. . .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나를 잊고 사물과 눈마주침도 하고 머리도 비운다 . 삶을 소풍오듯 가볍게 살자 . 푸른하늘 , 맑은공기와 산이 나를 부른다 . 야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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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소풍이란 새로운 공간이동 , 살아있고 생기있는 사물과의 만남 , 마음과 생각을 하나씩 버리고 흘러 보내는 시간 ,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죽음이기 때문에 죽음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

새로운 풍경이 보일수록 곱고 이쁘고 이 공간이 존재하는 내 자신 또한 일부분이라는 것이 새삼 경이롭다 . 되도록 땅과 흙과 풀의 감촉을 더 느끼고파 고무신과 비포장을 걷는다 . 영원한 것은 없다 . 잠시 잠깐이다 . 순간순간에 충실해야한다 .

지금 옆에 보는 친구가 또 다른 모습으로 오기로 하고 어제의 산과 들 그리고 삼라만상이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 . 내 마음도 꽃을 만나면 꽃이 되고 , 커다란 바위를 만나며 바위가 된다 . 사물과 내가 하나라는 일체감을 느낀다 . 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내 머릿결을 건들며 인사를 하네 .

오늘 소풍 도시락메뉴는 조밥과 머위쌈 , 무우와 돌나물을 넣은 싱건지 . 쌈장 , 멸치짠지 , 묵은지 볶음 , 계란을 안은 소시지이다 . 후식으로 보온병에 커피를 준비했다 . 일단 떠난다 . 저수지가 보인다 . 마을을 지나 유채꽃과 인사하고 개울가의 물오리와도 인사한다 .

강둑의 빈의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 밥뙤기 꽃을 지나 미나리 꽝 웅덩이를 만나고 마을회관도 건너 드디어 동네 모정에 도착했다 . 보자기를 펼치고 도시락을 꺼내니 한상의 잔치상이다 . 우리는 추억을 먹고 산다 . 스토리가 있다 .

먼 훗날 이곳을 지날 때면 오늘을 이야기 하며 오순도순 수다의 시간이 될 것이다 . 인생 별건가 . 오늘은 책 ‘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 를 준비했다 . 친구들끼리 마음에 드는 대목을 읽기로 했다 . 그 대목을 소개하고 이번 소풍은 마무리를 짓는다 . 놓아두고 가기 !

때가 되면 , 삶의 종점인 섣달 그믐날이 되면 누구나 자신이 지녔던 것을 모두 놓아두고 가기 마련이다 . 우리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이기 때문이다 . 미리부터 이런 연숩을 해 두면 떠나는 길이 훨씬 홀가분할 것이다 . / 허진숙 마을기자 ( 용진읍 )

현장 사진

삶은 소풍이라고 하지 않던가 사진 1

첨부자료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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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회원 2019.11.04 11:08

    '삶은 소풍이다' '남겨두고 가기' 완전공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