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얻어 자고 먹던 여행을 뒤로하고 프랑스에서 독일로 떠날 채비를 하였다 . 짧은 영어로 다음에 갈 숙소를 예약하고 언제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며 언제나 그랬듯이 걱정과 불안한 맘을 안고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도시라 불리는 곳에 가보기로 하였다 .
숙소에 짐을 맡기고 거리로 나오니 10 대 학생을 포함한 시민 500 여명이 커다란 도시의 거리를 가로막고 행진을 하고 있다 . 못난 짜투리 천과 박스등으로 만든 피켓을 들고 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당연 인상적이여서 쫄래쫄래 따라 다녀 보기로 하였다 .
독일어로 쓰여진 피켓을 읽어 보지만 읽힐 턱이 있나 , 어여쁜 꼬마 아가씨에게 행진을 하는 이유를 물으니 “ 세계평화를 위해서요 ” 라고 답한다 . 여기저기 물어 알고보니 시국에 대한 비판과 이 도시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초중고학교 학생 , 교사 , 학부모들이 참여한 거리 행진이라고 한다 .
참가자의 90% 가 초중고 학생들이라는 우리로썬 상상할 수 없는 집회 문화는 물론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한 집회 문화와는 또 다른 흥미로운 점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
집회의 꽃인 촛불은 종이컵 초가 아닌 각자의 집에서 들고 나온 듯한 양초들이었고 , 시청광장을 수 놓는 일명 차벽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작은 경찰차 2 대과 10 명정도의 무장없는 경찰들이 시민들을 호위하는 척 콜라를 마시고 시민들과 담소를 나눈다 .
간혹 행진하는 무리들을 위해 달리는 전차를 세우는 등 진정 경찰다운 면모를 보이곤 했다 . 3 일 뒤 같은 풍경으로 20 대 청년들이 이 거리를 점령하였다 . 재활용품으로 만든 아름다운 지구봉과 피켓을 들고 있었고 자연환경을 보존하자는 집회를 하는 듯이 보였다 .
투박한 싸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문화 공연을 관람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은 아름다운 집회의 모습은 당연 인상적이다 . (위)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이 '세계평화'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아래) 도시 공공 텃밭.
착취당하는 자연과 사람들을 위해 시도때도 없이 행동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이 도시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 어엿한 도시 답게 온갖 쇼핑센터들이 줄줄이 서있지만 도시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도시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과 실천들이 묻어나있다 .
예쁜 처녀총각들이 꽁꽁 얼어버린 손과 빨간 볼을 비비며 자전거를 타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전거 주차장에 파킹을 한다 . 자전거와 함께 차 대신 소음이 없고 운치 좋은 전차들이 천천히 도시를 달리며 대부분의 전기 에너지는 태양을 통해 얻는다 .
곳곳에 공공 텃밭을 설치해 두고 조경으로 사용하니 웅장한 도시 속에 소박한 도시민들의 삶이 느껴진다 .
탄소 제로를 꿈꾸는 이 도시는 수로 및 바람길을 만들어 도시 생태를 정화 할 수 있는 방법들로 설계되어 있음을 물론 , 주택 단열 , 대체 에너지 , 공공텃밭 , 생태적 일을 도모하는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공공정책으로써 도시와 사람을 재생 시켰다 .
무분별한 개발과 다양한 형태로 인간을 착취하는 구조를 넘어 자연과 인간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내는 이 곳은 시민들의 요구와 정치가 조화롭게 형성되어 왔음에 놀랍다 . 도시와 자연 , 정치와 시민 , 이상과 현실 , 등 대립적이라 여겨지는 가치들이 공존하는 이 도시는 참 매력적일 수 밖에 .
/글쓴이 김다솜은 완주에 귀촌해 여러가지 일로 먹고 사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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